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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외무장관, 이집트 방문해 이슬람권 달래기 행보…“무슬림은 프랑스의 일부분”

프랑스 외무장관, 이집트 방문해 이슬람권 달래기 행보…“무슬림은 프랑스의 일부분”

기사승인 2020. 11. 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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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gypt France <YONHAP NO-0180> (AP)
8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한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슬람 수니파 최고종교기관인 알아즈하르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AP 연합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으로 촉발된 프랑스와 무슬림(이슬람 교도)간 갈등이 깊어지면서 프랑스 외무장관이 이집트를 방문해 긴장 완화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장이브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해 정치·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프랑스는 이슬람 사회가 아닌 테러·극단주의자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구가 1억명이 넘는 이집트는 약 90%가 이슬람 수니파 신도다.

르드리앙 장관은 사메 쇼크리 이집트 외무장관과 공동으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는 이슬람을 깊이 존중한다”면서 프랑스 내 무슬림은 프랑스 역사와 정체성의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최근 이슬람권 내에서 벌어지는 반(反)프랑스 운동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입장을 곡해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은 무함마드 만평에 대해 표현의 자유에 속하는 것이라고 옹호한 바 있다.

르드리앙 장관은 “우리는 테러리스트와 극단주의자들의 위협에 직면해있다”면서 “우리는 프랑스에서 이슬람교를 믿을 자유를 존중하는 것과 동시에 테러리즘, 극단주의와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쇼크리 장관은 최근 프랑스에서 발생한 테러들은 이슬람과 관련이 없으며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도 회담을 갖고 화합을 추구한다는 데에 뜻을 같이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회담에서 종교에 대해 ‘공존과 관용’의 태도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또 르드리앙 장관은 이슬람 수니파의 종교지도자인 셰이크 아흐메드 엘 타예브 대이맘(Grand Imam)과 만난 후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르드리앙 장관은 “우리는 균형·관용·절제의 목소리가 절실하다는 뜻을 타예브 대이맘에 전했다”고 덧붙였다.

르드리앙 장관과의 회담 이후 공개된 성명에 따르면 타예브 대이맘은 무함마드에 대한 모욕이 표현의 자유로 간주될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강조했다. 타예브 대이맘은 “이슬람교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가 어떤 종교를 모욕하는 데 이용된다면 나는 그 자유에 반대할 것”이라며 이슬람교가 테러의 상징으로 묘사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달 16일 파리 근교의 한 중학교 교사가 무함마드를 풍자한 만평을 수업 소재로 사용한 뒤 이슬람 극단주의에 빠진 청년에게 참수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남부 노트르담 대성당에서도 튀니지 국적의 남성이 흉기를 휘들러 시민 3명이 숨졌다. 당시 용의자는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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