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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총장님’에서 ‘정치 검사’까지…윤석열이 걸어 온 길

‘우리 총장님’에서 ‘정치 검사’까지…윤석열이 걸어 온 길

기사승인 2021. 03. 04.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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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총장, 현 정권 출범에 큰 공 세우며 서울중앙지검장 거쳐 검찰총장까지
조 전 장관 일가 수사 이후 정권과 갈등…헌정사상 최초로 직무배제 당하기도
사의 표명<YONHAP NO-3597>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출근해 자신의 거취 관련 입장을 밝히던 중 눈을 감고 있다./연합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 총장님’이라고 불렀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적폐 수사’로 좌천과 영전을 겪으며 검찰 1인자 자리까지 올랐던 윤 총장은 27년의 검사생활과 589일의 검찰총장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윤 총장의 좌천과 영전에는 정치권력을 수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 총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의 ‘정치·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특별수사팀장을 맡으면서 당시 정권의 눈 밖에 나 ‘좌천’을 당하며 한동안 지방 고검을 떠돌았다.

대구·대전고검을 돌며 한직에 머무르던 윤 총장은 ‘국정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참여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국정농단 수사를 진두지휘한 윤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등 현 정부의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윤 총장은 2017년 검사장으로 승진함과 동시에 검찰 서열 2위인 서울중앙지검장에 깜짝 발탁됐다. 사법연수원 기수 문화가 강한 검찰에서 전임자와 5기수가 차이 날 만큼 파격적인 인사였다. 현 정부는 당시 고검장급 자리였던 중앙지검장을 검사장급으로 내리기까지 했다. 윤 총장의 중앙지검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양승태 대법원장을 구속하는 등 적폐 수사를 이어갔다.

윤 총장은 결국 2019년 7월 25일 43대 검찰총장에 올랐다. 중앙지검장 임명 때와 같이 전임 총장과 5기수가 차이 나는 이례적인 인사였다. 당시 윤 총장이 현 정부 출범에 크게 기여한 점 등을 이유로 ‘보은 인사’ ‘코드 인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친정권 인사’로 평가받은 윤 총장은 취임 약 한 달 만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에 나서면서 현 정권과의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다.

윤 총장과 현 정권과의 갈등은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극에 달했다. 추 전 장관은 이른바 ‘윤석열 라인’이라고 불렸던 검사들을 대거 숙청하고, ‘검언유착 의혹’ 등 6건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후 추 전 장관은 헌정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배제와 징계를 강행했으나, 법원이 윤 총장의 손을 들어주며 불발됐다.

윤 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정치 참여에 대해 애매한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여권으로부터 ‘정치 검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에도 여권은 윤 총장을 향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 총장은 정치권의 압박, 법무부와의 갈등 속에서도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사건’ 등 정권에 대한 수사를 계속했다. 여권이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를 추진하자 윤 총장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강하게 반발했으나, 결국 항의성 사표를 내면서 총장직을 내려놓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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