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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뱅커는 이젠 옛말’… 5대금융, 외부인재 영입 전략도 각양각색

‘정통 뱅커는 이젠 옛말’… 5대금융, 외부인재 영입 전략도 각양각색

기사승인 2021. 05. 1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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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등 플랫폼 경쟁시대 대응
금융그룹 요직에 최근 11명 영입
신한·KB·우리, 디지털 전환사업
하나, 소비자리스크 관리역 맡아
농협, 준법경영·데이터정책 총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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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인사 영입에 보수적이었던 금융그룹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엔 정통 뱅커 출신들만 지주나 은행 임원 등 고위직으로 갈 수 있었지만, 최근 1년 반 동안엔 십수명의 외부인사가 5대 금융그룹 요직을 꿰찼다.

금융권에서 빅데이터와 AI 등 디지털 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만큼, 금융그룹도 디지털 전문가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또 라임과 옵티머스펀드 등 사모펀드 사태로 소비자보호와 리스크 관리 역량도 중요해지고 있어 법률 및 리스크 관리 전문가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금융그룹마다 외부 인재에 있어서도 다른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신한금융과 KB금융, 우리금융의 경우 디지털 전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하나금융은 소비자 보호와 마케팅 영역 강화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농협금융은 디지털과 함께 준법경영 강화차원에서 전문가 영입을 추진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농협금융 등 5대 금융그룹(은행 포함)은 지난해부터 이달 초까지 17개월 동안 11명의 전문가를 그룹 고위직으로 영입했다.

신한금융 핵심 자회사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은행장 직속의 디지털 혁신조직인 디지털혁신단을 새로 만들고, KT 출신 데이터 전문가 김혜주 상무와 SK C&C 출신 김준환 상무를 영입했다. 1세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김혜주 상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총괄하고, 김준환 상무는 데이터 유닛을 맡고 있다. 지난달에는 인공지능(AI) 사업을 총괄하는 AICC센터장에 삼성SDS AI선행연구Lab장 출신 김민수 센터장을 영입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개방과 혁신 관점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외부인재를 영입하는 개방형 인수를 추진해왔다“라며 ”앞으로도 핵심 사업분야의 전문성 있는 외부 인재 영입을 통해 디지털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올해 초 그룹 경영연구소장이자 은행 DT전략본부장으로 조영서 전무를 영입했다. 조 전무는 KB금융으로 오기 전 신한금융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디지털전환 사업을 맡아왔는데, KB금융에서도 DT 사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테크기술본부장으로 영입한 박기은 전무는 네이버클라우드 최고기술책임자 출신으로, 플랫폼 전문가이다. 금융그룹도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와 플랫폼 경쟁을 벌여야 하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 강화는 필수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말 이인영 상무에게 그룹과 은행의 소비자리스크 관리 총괄을 맡겼다. 최근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소비자 보호가 갈수록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상무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시니어변호사로 근무한 법률전문가이다. 또 SC제일은행 리테일금융 법무부 이사를 역임한 만큼 금융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최근에는 딜리버리히어로 출신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김소정 부행장에게 미래금융본부를 맡겼다. 김 부행장은 유통과 마케팅 분야에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하나금융 빅데이터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협금융은 김한상 디지털혁신국장을, 은행에서는 이상래 디지털금융분문장(부행장)과 홍명종 준법감시인을 영입했다. 신한은행과 데이터기업 SAS코리아, 기아차 등에서 경력을 쌓아온 김한상 국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총괄하고, 삼성SDS 출신인 이상래 부행장은 은행의 디지털 사업 전반을 맡고 있다. 홍 준법감시인은 법무법인 율촌과 린에서 변호사로 근무해온 법률전문가인 만큼, 농협금융의 준법경영에 역할을 하고 있다.

2019년 이후 외부인재 영입이 뜸했던 우리금융도 다시 디지털 전문가 인재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금융 자회사 우리은행은 최근 디지털 전환 완성을 위해 DT추진단을 디지털그룹으로 격상하고, DI추진단장에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출신인 김진현 본부장을 영입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화재에서 마케팅 기획·UX전략·데이터 분석 등 데이터 사업을 총괄했다. 김 본부장은 우리은행에서 빅데이터와 AI 등 신기술 영역을 맡아 은행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그룹들이 디지털을 비롯해, 마케팅과 리스크 관리 등 다방면에서 전문가 영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전문인력 확보는 갈수록 중요해지는 만큼 외부인재 영입은 임원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들까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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