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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순방 “발에서 피가 났다”…실질적 성과는 글쎄

문대통령 순방 “발에서 피가 났다”…실질적 성과는 글쎄

기사승인 2021. 11. 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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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비서관 "꼬박 12시간 일하기도..."
박경미 대변인 "교황 방북, 겨울에는 어렵다"
박수현 수석 "징검다리, 선순환의 출발점이라 생각"
COP26 기조연설 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영국 글래스고 스코틀랜드 이벤트 캠퍼스(SEC)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유럽 3개국(이탈리아, 영국, 헝가리)을 방문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순방 일정이 절반을 지났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6) 정상회의라는 굵직한 다자외교 일정을 소화했지만 중점은 교황 면담에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일단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방북을 재요청하며 북한에 공을 넘겼다. 북한이 앞서 종전선언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도 대화 테이블에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의제를 던지며 대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청와대는 ‘교황 면담’을 남북 문제를 풀어갈 징검다리로 삼았다.

다만 교황 방북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청와대 대변인도 “교황이 따뜻한 나라 출신이기 때문에 겨울에는 움직이기 어렵다”며 당장의 가능성엔 신중함을 보였다. 또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도 정상들의 원론적인 지지는 확인했지만 진전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협력 등을 다룬 이번 다자회의에서 한반도 문제를 비중 있게 논의하긴 어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일정의 절반이 지났을 뿐인데…발에서 피가 났다”며 순방 분위기를 전했다. 탁 비서관은 “오전 10시에 나오셔서 밤 10시간까지 꼬박 12시간을”이라며 “여러 모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G20과 COP26으로 이어지는 다자외교 일정 속에 교황을 만나고 호주·프랑스·독일과 정상회담을 하는 등 순방 내용이 알찼다는 점을 알리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탁 비서관은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문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대통령 인싸 인증”이라고도 했다.

하지만 로마에서 DMZ 십자가 전시회를 열 만큼 한반도 문제에 무게를 뒀던 것에 비하면 실질적 성과는 다소 미흡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 상황과 미·중 갈등 등이 섞인 국제 정세 속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국제회의에 참석하지 않아 종전선언 관련국과의 직접 소통기회가 제한되기도 했다. 청와대도 당장의 성과보다는 북한의 문을 두드렸다는 점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라디오 방송에 나와 교황 방북에 대해 “종전선언, 베이징올림픽 등과 연결 짓지 않고 그 자체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시기는 예단하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영국 COP26 정상회의에서 ‘남북한 산림 협력’을 언급한 데 대해 박수현 국민소통수석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한 걸음이라도 진전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미 협상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의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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