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류1동행정복지센터에 수천 개의 동전을 두고 간 이유는?

기사승인 2021. 12. 2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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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류1동 직원들 배려로 수험생 무사히 논술시험 치러… 삼촌의 기부로 이어져
동전을 두고 간 이유는
한예지양 삼촌이 세류1동행정복지센터에 기부한 동전./제공 = 수원시
수원시는 29일 수 년간 모은 동전 58만 6000원 기부와 관련된 사연을 전했다.

시에 따르면, 지난 11월 19일 오후, 구미에서 기차를 타고 수원 삼촌 집에 올라오던 한예지(구미 현일고 3학년)양은 신분증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머릿속이 하얘졌다. 다음날 오전 대입 논술시험이 있어서 하루 일찍 올라오는 길이었는데, 시험 볼 때 꼭 필요한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것이다.

기차는 오후 6시가 넘어 수원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시험이 다음 날 이른 오전이라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을 시간이 없었다. 고민을 하다가 스마트폰으로 수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동행정복지센터를 검색했다. ‘세류1동행정복지센터’가 나왔다.

곧바로 세류1동행정복지센터에 전화해서 신은주 행정민원팀장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신 팀장은 민원을 담당하는 김태형 주무관에게 전달했다. 김태형 주무관은 한예지양에게 전화를 해 “기다리고 있겠다”고 답했다.

한예지양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없이 세류1동행정복지센터로 향했다. 7시쯤 도착한 한양은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고, 다음날 무사히 논술시험을 치렀다.

김태형 주무관은 “재발급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해 흔쾌히 ‘기다리겠다’고 했다”며 “한예지양이 무사히 시험을 치러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 달여가 지난 12월 24일, 중년의 남자가 커다란 종이상자와 귤 세 상자, 편지를 세류1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했다. 한예지양의 삼촌이었다. 무거운 종이상자에는 동전이 가득 들어있었다. 58만 6000원이었다.

편지에는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기다려 주시고 신분증을 발급해 주셔서 조카가 무사히 시험을 치를 수 있었다”며 “조금이나 보답하고 싶어 저금통을 털었다”고 적혀 있었다.

수원시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는 정인서(51, 호매실동)씨는 “세류1동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너무 고마워서 성의 표시를 하고 싶었다”며 “5~6년 동안 꾸준히 모은 동전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데 사용해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예지 학생은 28일 전화 인터뷰에서 “삼촌이 말씀을 안 하셔서 기부하신 걸 모르고 있었다”며 “세류1동행정복지센터 직원분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삼촌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세류1동행정복지센터는 정인서씨의 기부금을 형편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동희 세류1동장은 “오랫동안 모은 동전을 기부해주신 한예지양 삼촌에게 감사드린다”며 “도움이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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