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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만류에도 방러 강행한 보우소나루…“푸틴은 평화 원하는 사람”

국내외 만류에도 방러 강행한 보우소나루…“푸틴은 평화 원하는 사람”

기사승인 2022. 02. 1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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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대통령과 기자회견 참석하는 푸틴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크렘린궁에서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EPA·연합
자국은 물론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던 러시아 방문을 강행했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극찬을 쏟아냈다.

BBC브라질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나 2시간 동안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양국이 농업, 에너지, 국방과 같은 분야에서 공통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며 군사분야의 협력 및 교류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은 남미에서 러시아의 주요 경제통상 파트너”라며 “러시아와 브라질의 관계는 완벽한 결혼과 같다”고 말하는 등 양국간 협력관계를 부각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푸틴 대통령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했다.

무엇보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진행된 이번 회담에 미국이 어떻게 반응할지 두렵지 않다고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이달 초 성명을 통해 “브라질은 민주주의의 원칙을 수호하고 규칙에 기반한 질서를 보호하며 러시아에 이 메시지를 전달할 책임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과 러시아간 정상회담을 원치 않았던 국가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브라질은 주권국가이며 푸틴은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말로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푸틴 대통령도 “국제법과 유엔의 역할에 기초한 다극 체제를 지지한다”며 “다자주의적 갈등 해결의 원칙을 확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릭스(BRICS) 그룹 내에서 브라질이라는 파트너와 지속 상호작용 및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호응했다. 브릭스는 2006년 러시아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신흥국가들의 비공식 모임이다.

한편, 이번 회담에 앞서 러시아 정부는 브라질 측에 최소 5회의 PCR검사를 요구했고, 푸틴과의 만남을 절실히 원했던 보우소나로 대통령은 이 같은 요구사항을 모두 준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울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러시아의 과도한 검사 요청을 거부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정권이 끝난 이후 조 바이든 정권과 다소 불편한 사이가 됐고, 이를 파고든 러시아가 중남미 협력관계 강화를 위해 그를 초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와 더불어 브라질의 주요 각료들은 민감한 시기의 방러를 만류했지만 대통령이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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