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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떠나는 이주열 “8년 임기 다사다난…통화정책 완화정도 줄여야”

한은 떠나는 이주열 “8년 임기 다사다난…통화정책 완화정도 줄여야”

기사승인 2022. 03. 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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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방회의만 76회, 항상 고심했다"
"녹록지 않은 상황…타이밍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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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송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한국은행
“지난 8년 동안 고심 없이 쉽게 이루어진 결정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23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비대면으로 진행된 송별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8년간 총재직을 수행했던 소회를 밝혔다. 이 총재는 “재직 동안 주재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세어보니 통화정책방향 결정만 총 76회”라고 운을 띄웠다.

이어 이 총재는 “지난 8년을 되돌아보니 참으로 다사다난했다”며 “취임 보름 만에 세월호 참사를 겪었으며 메르스 사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미·중 무역갈등에다 일본 수출규제, 그리고 코로나 위기에 이어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그야말로 격변의 시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추후 과제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높은 물가 오름세가 전망되고, 금융불균형 위험을 줄여나갈 필요성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빠른 속도의 금리인상을 예고한 점도 한은의 금리 인상 필요성을 높이는 이유다.

이 총재는 “지난 8월 이후 선제적으로 대응해 잠시 금리정책 운용의 여유를 갖게 된 점은 다행이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금리인상이라는 것이 경제주체들에게는 금융비용 부담으로 이어져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자칫 타이밍을 놓치면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훗날 더 큰 비용을 치러야 함은 과거 정책운용의 경험으로부터 우리가 얻은 교훈”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통화정책이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 변동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로운 역할에 대한 요구가 과도할 경우 중앙은행의 기본책무인 물가안정이나 금융안정을 지키기 어려운 딜레마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렇다고 양극화, 불평등, 환경 파괴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어려움을 마냥 외면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중앙은행의 역할이 어디까지 닿아야 할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소통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세계 중앙은행 및 국제기구와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새삼 느낀다”며 “우리의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위상도 높아진 만큼 그에 상응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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