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상)] 상전벽해, 그러나 이제는 불가분 관계

정치·경제적으로 상호·보완 관계돼야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관련 한 문화 행사. 현 상황이 좋지 않은 탓인지 양국 관계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유독 강조한 행사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제공=런민르바오(人民日報).

한국과 중국이 오는 24일로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수교 이후 무려 한 세대가 흘렀다. 자연스럽게 이 기간 양국 관계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양국은 최근 이런 성과가 무색하게 미·중 신냉전의 여파와 양국에서의 반중·혐한 정서 확산으로 상당히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 양국 관계를 보다 이상적인 단계로 진입시키려면 하루 빨리 극복해야 할 장애물이 아닌가 보인다. 아시아투데이가 3회에 걸쳐 지난 30년 동안의 성과를 결산하면서 어떻게 이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 주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지난 30년 동안 빠르게 발전해온 한·중 관계는 말 그대로 상전벽해라는 단어로 표현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실제로도 국내외 일부 인사들 사이에서 탈중국 운운의 소수 의견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나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거의 불가분의 관계에 이르렀다고 해도 좋다.

우선 정치적으로 볼 때 이 사실을 잘 알 수 있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국인 탓에 조금 덜하나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국 정치인들의 상호 방문은 거의 밥 먹는 수준으로 이뤄졌다고 해도 좋았던 것이다. 대사관을 제외한 영사관이 상호 국가에 몇 개나 되는 지를 알기 위해서는 꼭 손으로 꼽아봐야 한다는 농담 같은 현실 역시 진짜 그렇다는 사실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경악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다. 수교 초기에만 해도 고작 64억달러에 불과한 무역액이 지난해에는 무려 3105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주지하다시피 한국은 이 교역을 통해 엄청난 이득을 봤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투자 중인 대기업들의 개별적 상황도 양국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증명한다. 당장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시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의 케이스를 들어봐도 좋다. 한중 경협의 윈-원 케이스로 늘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다고 해야 한다. 베이징에 한국 대기업들의 중국 본사 빌딩이 하나씩은 존재하는 현실 역시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진 중국 기업들의 한국 진출 역시 거론해야 한다. 2021년 말 기준의 직접 투자 누적액이 70억달러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투자기업 수도 무려 8000여개에 이른다. 이는 한국에 투자한 외자기업의 20% 가까운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앞으로도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앞으로는 이 비율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사회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는 양국 교민들의 존재가 확실하게 증명한다. 각각 150만여명과 50만여명의 교민들이 한국과 중국에서 뿌리를 내린 채 삶을 이어가고 있다. 유학생들의 규모는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을 듯하다. 양국이 수교 30년만에 불가분의 관계에 이르렀다는 사실은 진짜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