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대중 전선 강화하는 미국…중동·남미 등 3세계 이탈엔 고민

대중 전선 강화하는 미국…중동·남미 등 3세계 이탈엔 고민

기사승인 2023. 05. 10.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신냉전 속 국가별 SWOT 분석①]
中 거센 도전에도 아직은 G1 위상 굳건
러 우크라 침공 후 세계경찰 명분 회복
INDONESIA-US-CHINA-DIPLOMACY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오른쪽)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AFP·연합
글로벌 패권을 놓고 격화한 미중 간 대립을 일컫던 신냉전이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복잡한 양상으로 변했다. 반도체법·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을 통해 중국과의 기술·경제적 격차를 벌리려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 또 잠재적으로 북한이 함께 하는 군사적 도전이 시뮬레이션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

'G1'의 위상이 예전만 못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처럼 미국은 군사·경제를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도전자인 중국에 넉넉한 듯 다소 불안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종합적 역량에서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의 자리를 쉽게 내주지는 않겠지만, 아킬레스건을 파고드는 도전자들의 비대칭 공격과 중동·남미에서 부는 친중(親中) 바람 등은 미국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9일 영국 의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지원은 332억 달러(약 44조원) 어치에 달한다. 이는 규모면에서 압도적 1위로, 2위인 영국의 23억 달러(약 3조원)에 10배가 넘는다. 동맹국이 아닌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하느냐는 국내적 반대 속에서 나온 미국적 강점(S)의 단적인 사례다.

경제력 비교에 흔히 쓰이는 국내총생산(GDP)의 경우에도 지난해 미국은 22조9961억 달러로 17조7340억 달러의 중국에 아직은 넉넉히 앞서 있다. 1인당 GDP는 6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중국이 향후 GDP 순위에서 미국을 앞질러도 세계 초일류 국가로서의 미국의 지위는 상당 기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미국의 약점(W)은 상대적 또는 역설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사실상의 일당 체제에 엄격한 사회 통제를 기반으로 하는 중국에 비해 미국의 의사 결정은 속도와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있다. 과거 중국이 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을 자국에서 쫓아냈던 것과는 달리 미국은 최근 틱톡 퇴출 필요성을 제기하고도 실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의 33%만이 틱톡을 퇴출해야 한다고 답해 62%의 공화당 지지층과 큰 차이를 보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실패로 끝났지만 중국이 코로나19 유행 초기 전 국민의 이동을 제한하며 바이러스에 대응했던 점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민주적인 미국의 사회적 합의 과정은 경쟁국과의 전투에서 부담이 되기도 한다.

기회적 측면(O)에서 미국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지구촌의 지지를 다시 얻을 계기를 마련했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을 둘러싼 코로나19 발원 논란은 일부 국가에서의 반중 정서 확산을 불러왔다. 지난달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의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 호감이 가지 않는다고 답한 한국인은 91%에 달했고, 지난해 말 일본 지지 통신에서는 일본인의 90%가 중국을 싫어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앞선 조사들에선 호주·스웨덴·독일·캐나다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동맹·우방국을 중심으로 강한 연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은 미국으로선 싫지 않은 일로 보인다. 일부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악인으로 규정되면서 미국은 선의의 세계 경찰로서의 명분도 회복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국가들과 브라질을 대표로 한 남미 국가들의 친중 색채가 뚜렷해진 것은 미국에게 위협(T)으로 평가된다. 사우디의 경우 지난해 12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국빈 방문 등을 계기로 부쩍 중국과 친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OPEC+가 원유 감산을 결정하자 친미국가로 통하던 사우디가 미국과 결별을 선언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남미에서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달 중순 중국 방문 때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미국을 비판한 일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중국이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 뒷마당인 중남미에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이탈 조짐이 나타나는 국가들과의 관계 관리는 미국의 과제로 지적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