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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삼성전자 노사, 지금은 뭉쳐야 할 때

[기자의눈] 삼성전자 노사, 지금은 뭉쳐야 할 때

기사승인 2023. 05. 0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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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민 산업부 기자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조 단위 적자를 냈지만 노동조합은 파업 카드까지 꺼내며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며 2분기에도 반도체 사업 적자가 예상되는 만큼 노사 간 강대강 대치보다는 협력이 필요해 보인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노조)은 삼성전자가 올해 평균 임금을 4.1% 올리기로 한 데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통해 삼성의 악행을 멈출 수 있다면 파업을 강행해야 할 것"이라며 "파업 실행은 경영진의 태도에 달렸다"고 말했다. 노조는 고용노동부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중지 결정에 따라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로, 실제 파업에 돌입한다면 1969년 창사 이래 첫 파업이 된다.

노조는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정한 것이 불법이라 주장한다. 노사협의회는 사용자 위원과 근로자 위원이 참여해 근로조건을 협의하는 기구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근로자 전체를 대표하는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을 정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노조 가입자 수는 약 1만명으로 전체 임직원 12만명 중 8%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노동부도 지난해 노사협의회를 통한 임금협상은 부당행위가 아니라는 행정해석을 내린 바 있다.

물가에 맞춰 임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성과를 나누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1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실적은 금융 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분기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최소 6%라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파업카드를 앞세워 회사를 압박하는 노조의 행태에 국민들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 노조들은 충분한 대우를 누리고 있음에도 지나친 요구를 하면서 '부당한 대우에 맞서는 노조'가 아닌 '귀족 노조'라는 이미지가 짙어지고 있다. 지난 2019년 출범한 지 4년이 채 안 된 삼성전자 노조도 이처럼 변질돼 가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

다행인 것은 노조도 파업의 파급력을 인지하고 파업 결정에 신중하겠다는 입장이라는 점이다. 사측도 노조 달래기에 최대한 나설 필요가 있다. 지난해엔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이 노조와의 소통 노력을 이어간 끝에 10개월간의 교섭에 마침표를 찍었다. 어려울수록 뭉쳐야 산다는 말이 있듯 이번에도 노사가 합의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갈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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