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성중 등 횡성군 소재 학교, 공군 군용기로 인한 ‘소음도’ 충격적

기사승인 2023. 07. 11.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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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용기소음 주민건강영향 조사 결과, 횡성중학교..WHO 소음기준 50㏈ 초과, 순간 최고 소음도 2배 높아
백오인 군의원, "학생들 학습권·건강권 급선무"..횡성중 창호교체 등은 교육청·횡성군 해결이 현실적
원주 횡성 공군 제8전투비행단 블랙이글스
강원특별자치도 원주(횡성)공항 제8전투비행단(블랙이글스 운영) 정문/권대희기자
"전투기 소음이 심해 수업에 집중할 수가 없고 창문을 닫아도 소용이 없어요."

"수업이 교실에서만 진행되는 게 아닌데 전투기 소음 문제가 수년동안 계속되고 있지만 소음은 익숙해지지 않아요."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 하늘에 여러 대의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날아다닌 지난 7일 소음이 가장 심하다는 횡성중학교에서 만난 학생과 교사가 첫 마디부터 불편을 토로했다.

이런 환경은 학습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직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횡성군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실시한 군용기소음 주민건강영향 조사 용역 결과를 보면 소음과 가장 연관성 높은 2개 항목, 허혈성 심장질환과 전음성 및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 질병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소음 환경의 주민보다 1.6배 이상 높았다.

무엇보다 소음지도상 소음 영향지역에 포함된 성남초등학교(60.6), 성북초등학교(53.6), 횡성중학교(69.4), 횡성고등학교(61.0), 횡성여자고등학교(58.9)등 5개 학교 모두 실내 소음도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소음기준 50㏈(데시벨)을 초과했을 뿐만 아니라 순간 최고 소음도는 2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횡성중학교의 실내소음도 69.4는 보통 일상에서 70dB이면 혼잡한 차도나 진공청소기 사용시 TV나 라디오 청취가 어려울 정도로 소음이 심한 수준이고 순간 최고 소음도 2배는 100dB을 넘은 결과로 대포, 경적, 굴착기 소리, 열차 통과시 철도변 소음에 준하는 소음으로 알려져 있다.

횡성군 소재 학교 순간(최고)소음도 차음량 비교
WHO 교사 내 최고소음기준에 따른 순간(최고)소음도 차음량 비교 분석표(횡성군 군용기소음 주민건강영향 조사 용역 보고서)/제공=백오인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의원
횡성군 인근 원주비행장의 군용기(블랙이글스) 비행 훈련에 따른 소음문제는 수십 년간 이어졌고 횡성군의회를 비롯한 횡성군민들은 대책위를 꾸리고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한 결과 2020년 11월 27일 시행된 '군용 비행장 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군소음보상법)'에 근거 횡성군민들은 보상을 받게 됐다.

2022년 8월부터 소음도에 따라 1종에서 2종, 3종 지역에 따른 보상금을 받고 있지만 이 또한 까다로운 감액기준에 따른 차등지급으로 보상에 대한 현실성 논란이 거세다.

이러한 논란속에 백오인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의회 의원은 지난 6월 26일까지 진행된 제314회 횡성군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이 같은 문제의 시급성과 현실적 대안을 제시했다.

백 의원은 자유 발언을 통해 모든 학교를 기준치 이하로 만들기에는 시간과 예산이 필요한 만큼 5개 학교 가운데 가장 소음도가 높은 횡성중학교에 창호 교체 등 우선적인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국방부의 대책 마련을 기다리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군소음보상법 또한 소음피해보상 범위에 학교가 빠져있어 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피해보상을 당장 받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도 소음대책지역내 학교에 지원 할 수 있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군소음보상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어 언제 법 개정이 이루어질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횡성군이 문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백 의원은 또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주변 소음피해 학교 지원조례에 교육감은 소음피해 학교에 대해 교육시설환경 개선 및 현대화 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교육감의 선제적 조치 촉구와 교육 당국이 횡성중학교 소음방지 사업을 우선 추진할 수 있도록 횡성군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7일 횡성군의회 의원 사무실에서 만난 백 의원은 "횡성에서 초·중·고교를 졸업했고 아들 또한 모교에 재학 중"이라며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서 지방 소멸의 시대, 횡성의 미래인 우리 아이들이 조속히 쾌적한 환경에서 꿈을 펼칠 수 있길 바란다"고 관련기관의 원활한 협의를 기대했다.

백오인 횡성군의원
백오인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의회 의원은 지난 6월 제314회 횡성군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횡성군의 군용기소음 주민건강영향 조사 용역 결과를 언급하며 조사대상 5개 학교 가운데 가장 소음도가 높은 횡성중학교에 창호 교체 등 우선적인 대책마련을 호소했다. /제공=백오인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의회 의원
횡성군은 지난 6일 군청에서 민·관·학·군 회의를 열고 블랙이글스 소음 피해 관련 용역 결과를 공유하며 대책을 모색했다.

군은 국방부와 공군본부, 교육청에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보상 범위를 등고선 기준이 아닌 리별 단위 보상 등 군소음법 개정과 학생들의 학습권 및 건강권 지원 사업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최규만 강원특별자치도의원은 5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열린 전국공항소음대책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이 사안에 대해 추후 전국도의회와 연대, 지역 주민들의 피해 보상과 대책 마련에 힘쓸 예정이다.

국방부 공군본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의 애로 사항을 공감하지만 국민의 국방에 대한 우려도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비행장 이전인데 이전은 곧 또 다른 지역 주민의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에 쉽지 않고 대구, 수원, 광주와 달리 원주의 경우 아직 이전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용역 결과에서 제안한 비행 경로 변경 등에 대해서 묻자 "당초 부대 건설시 이착륙 관련 비행 고도 등을 고려해 최적화된 현재의 활주로로 정했을 거"라며 "변경한다 해도 막대한 예산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블랙이글스를 운영중인 제8전투비행단 관계자는 "블랙이글스의 경우 지역 주민들의 요청을 최대한 수용해 2021년도 대비 2022년도에는 36% 감소 운영했고 올해 현재까지 지난 해 비행 횟수와 유사한 수준이었으며 특히 올해 3월부터 현재까지 국제 에어쇼 참가 및 지역행사 축하비행 등으로 기지 상공 비행은 단 1회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전투기 이륙시 최단시간 내 고도상승, 전투기 기지 입출항 경로 민간 밀집지역 회피, 기지 상공 내 최대기동 금지, 야간 비행시 이착륙 훈련 횟수 제한, 블랙이글스 타기지 전개훈련 병행 등 군사작전 훈련 및 비행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다양한 소음 저감 대책을 강구, 시행 중"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과 상생방안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횡성중학교 운동장 학교
강원특별자치도 횡성군이 2022년 5월부터 2023년 4월에 걸쳐 실시한 군용기소음 주민건강영향 조사 용역 결과 실내 소음도가 횡성중학교(69.4), 횡성고등학교(61.0)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소음기준 50㏈을 초과했다.(횡성 중·고등학교 전경)/권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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