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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자 칼럼] 선동정치(煽動政治)의 끝은 어디인가

[대기자 칼럼] 선동정치(煽動政治)의 끝은 어디인가

기사승인 2023. 10. 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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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선동가는 대중 연설에 능하고 아첨과 욕설을 잘하며 결정적 이슈에서는 교묘히 빠져나간다. 모든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약속하며 대중의 이성보다는 감성에 의존하려고 한다. 원칙에 대한 의지는 없으면서 오로지 대중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심으로 가득 찬 인물이 바로 선동가 아니겠는가.

선동가의 현란한 선동에 휘둘린 민중은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을 잃고 끔찍한 상황에서도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낸다. 선동정치의 무서움이 바로 여기에 있다.


눈길을 돌려 고대 그리스를 생각해 본다. 당시 아테네는 경제적으로 번영했던 제국이었을 뿐만 아니라 1000배 크기의 대제국 페르시아와 두 번 싸워서 모두 물리친 군사강국이었다. 특히 아테네의 해군은 무적이었다. 그럼에도 아테네는 어이없게도 스파르타에 패망했다. 아테네 민주주의에 만연한 편 가르기 선동정치가 아테네 시민들을 뒤흔들어 아테네를 중우정치에 빠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재 남한은 아테네와, 북한은 스파르타와 각각 닮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도록 놀랍고 두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국력 차이가 남북한만큼은 아니었지만 지금 이 땅 대한민국에는 아테네와 판박이처럼 민주주의에 기생하는 포퓰리즘, 편 가르기, 그리고 선동정치라는 삼위일조(三位一組)가 만연하고 있다. 


상상 속 데자뷔(deja vu)가 아니라 2500년 전 고대 그리스에서 일어났던 일을 지금 우리가 다시 목격하고 있다. "역사는 반복된다(History repeats itself)"고 하지 않던가. 그리스 아테네의 역사를 돌아보면 자유 대한민국이 최악의 열등국가 공산독재 북한에 패망할 수도 있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스 아테네 패망의 역사는 어떻게 해야 망하지 않고 번영의 길로 나아갈지 가르쳐주는 훌륭한 반면교사(反面敎師)가 되어줄 것이다.


지구상에서 사라져가는 공산주의를 아직도 부여잡은 채 핵무기 하나 끌어안고 연명하는 불량국가 북한에게 단군 이래 최고의 번영을 누리는 자유 대한민국이 패망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북한이 입버릇처럼 핵 무력 사용을 공언하고,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북한의 땅굴·전략·무기와 기술 제공 등이 역할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도 남한을 침공할 가능성이 없다는 응답이 반이나 되는 것은 심각한 안보 불감증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런 점에서 집권 2년 차를 맞아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태도의 차이는 사소하지만 결과의 차이는 거대하다." 이는 대통령이 롤 모델로 삼았다는 영국의 윈스턴 처칠이 갈파한 것이다. 무너진 안보와 외교를 재정비하고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워야 했던 집권 초기엔 불도저처럼 강한 리더십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급변했다. 미국발 고금리 탓에 중산층도 우유 한 통 집어 들기 겁날 만큼 고물가가 민생을 강타한 요즘에는 강력한 리더십 못지않게 겸손과 포용의 리더십도 절실하다. 거대 야당의 횡포로 개혁을 시작하지도 못했는데 검찰 독재라는 선동이 선거판을 흔들게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오만과 불통이라는 오명도 대통령 스스로 걷어내야 한다. 사과하고 책임지길 두려워하면 민심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야당과 반대 세력에게 "낮은 자세로 소통하고 잘못된 것은 내 탓"으로 돌리겠다고 마이크를 잡고 말하는 것보다 더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진정성을 보여주며 국민에게 감동을 심어 줘야 한다. 여당 대표와 당직자, 그리고 내각에도 한없는 신뢰와 힘을 실어줘야 그들의 충성도가 높아지고 지지율 또한 상승하게 된다는 것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한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공격, 김정은의 포기하지 않는 남침야욕 등 국제정세가 만만치 않은 시기에 출국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 튼실한 외교성과가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남성환 아시아투데이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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