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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더풀 월드’ 작가 “김남주의 연기 보고 감탄했죠”

[인터뷰] ‘원더풀 월드’ 작가 “김남주의 연기 보고 감탄했죠”

기사승인 2024. 04. 3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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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분위기의 '원더풀 월드', 시청률 두 자리 믿겨지지 않아
김남주는 대본보다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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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월드'를 집필한 김지은 작가가 김남주(사진)의 연기에 감탄했다고 전했다./MBC
"김남주 배우는 대한민국 원톱 여배우잖아요. 그런데도 지문 한 줄 허투루 보지 않고 손짓 하나, 걸음 하나도 신중하게 표현하더라고요. 감탄했습니다. 덕분에 독창적인 김남주 표 모성이 완성됐다고 생각합니다."

MBC 드라마 '원더풀 월드'를 집필한 김지은 작가가 최근 아시아투데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주인공 은수현 역을 맡은 배우 김남주에게 아낌 없는 찬사를 보냈다. 미스터리와 휴머니즘, 여기에 모성애까지 함께 하는 작품의 특성을 김남주의 디테일한 연기가 한층 작품을 풍성하게 했다는 전언이다.

최근 종영한 '원더풀 월드'는 아들을 살해한 범인을 직접 처단하는 은수현(김남주)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남주가 6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작품에다 상대 배우가 차은우(권선율 역)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다소 무겁고 여러 장르가 섞인 작품인데도 평균 최고 시청률이 11.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사랑을 받았다.

"현실이 답답하고 어둡고 희망이 없어 보일 때 대중들은 현실과 닮거나 현실보다 힘든 드라마를 회피하고 싶은 심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원더풀 월드'가 그런 드라마였어요. 편하게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절대 아니었죠. 그런 의미에서 11%가 넘는 두 자리 시청률이 나온 게 믿기지 않습니다. 어쩌면 어둡고 힘들어도 결국 연대하고 상처 받은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같이 들여다봐주신 것 같아요."

'은수현'이라는 인물은 단테의 '신곡' 첫 구절인 '우리 인생길의 한 가운데에서 나는 올바른 길을 잃고 어두운 숲속을 헤매고 있었다'로 시작됐다. 김 작가는 날은 계속 어두워지고 멈출 수 없는데, 계속 걷고 있는 인물이 마치 제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한다. 또 다른 인생길에서 숲속을 헤매고 있을 누군가와 함께 걸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사람 이야기를 들려주며 위로를 받고 싶었고 그렇게 은수현이라는 인물을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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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작가는 종방연 자리에서 김남주와 만나 한참을 부퉁켜 안고 울었다고 밝혔다./MBC
은수현을 연기한 김남주는 전작 '미스티'에서도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이끈 주인공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면서, 은수현이 가진 모성애를 절절하게 표현해 시청자들로부터 감탄을 자아냈다. 김 작가 역시 김남주의 연기를 보는 게 즐거웠다.

"드라마 종영 후 가진 모임에서 김남주 배우와 만나 아무 말도 못하고 한참을 부퉁켜 안고 그냥 울었어요. 어디선가 은수현이 우리랑 같이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이었을까요. 언젠가 김남주 배우가 드라마에서 한 번도 모성을 보여준 적 없었다고, 그래서 꼭 연기하는 모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이번 작품에서 은수현은 제가 만들어낸 캐릭터보다 김남주 덕분에 더욱 입체적인 인물로 살아났어요."

함께 연기한 차은우에게도 새로운 모습을 봤다. 김 작가는 "저를 가장 놀라게 한 배우였다.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진심으로 선율이를 사랑하며 성장시켰다. 얼마나 처절하게 고민했는지 옆에서 지켜보면서 감탄했다"며 "죽어가는 것들 속에서만 있던 권선율이라는 캐릭터는 차은우를 만나 더 깊어졌고 아름다워졌다. 이 자체가 차은우가 가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이자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어렵고 힘든 작품이었음에도 '원더풀 월드'를 선택해준 배우들, 제작진과 방송사에도 고마운 마음이 컸다. 김 작가는 "쉽지 않은 이야기를 세상 밖으로 꺼내보자고 손 잡아준 배우들과 요즘 트렌드가 아님에도 편성을 결정해준 MBC, 또 제작사와 감독님,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배우들 만큼 그 감정선을 따라 가느라 감정 소모가 컸을 시청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이 말은 정말 꼭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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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은우(왼쪽)와 김남주는 이번 '원더풀 월드'에서 호흡을 맞췄다./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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