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폴란드 운송업계 우크라 국경 봉쇄시위 장기화…운전자 대기 중 사망키도

폴란드 운송업계 우크라 국경 봉쇄시위 장기화…운전자 대기 중 사망키도

기사승인 2023. 11. 27. 15:5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폴란드-우크라 검문소에 트럭 2100대 발묶여
폴란드 운송업계 "불공정 경쟁…허가제 부활해야"
POLAND-UKRAINE-EU-TRANSPORT-DIP
지난 6일(현지시간) 폴란드 운송업자들의 봉쇄 시위로 도로후스크 국경 검문소에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려는 트럭들이 길게 늘어서 있다./AFP 연합뉴스
폴란드 트럭 운송업자들이 자국 산업 보호를 촉구하며 우크라이나로 넘어가는 국경 검문소 주변에서 3주째 봉쇄 시위를 이어가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운 날씨 속에서 통행 허가를 기다리던 우크라이나 트럭 운전자가 숨지는 등 사태가 악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폴란드 트럭 운송업자들이 국경 검문소 인근 도로를 봉쇄하는 항의시위를 벌이면서, 약 2100대의 트럭이 우크라이나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폴란드 도로후스크, 흐레베네, 코르초와, 셰히니 등 총 4곳의 검문소가 봉쇄됐으며, 검문소에는 국경 통과를 대기하는 트럭들의 행렬이 수십km가량 이어졌다.

폴란드 운송업체 측은 지난 6일부터 군사장비, 인도주의, 구호물자 등 긴급 물자를 실은 트럭을 제외한 모든 화물 운송을 차단하고, 한 시간에 한 대만 통행을 허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화물 운송이 가장 몰리는 곳인 도로후스크 검문소에는 통상 하루 680대의 트럭이 지나가지만, 최근에는 수십 대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인프라부는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유럽연합)가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의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운송업체들의 EU 진출 허가 제도를 폐지한 것을 두고 '불공평 경쟁'이라고 항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운송 업계의 인건비·보험료·트럭 유지비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폴란드 업체가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전쟁 발발 이전 수준으로 허가제를 복원해 폴란드로 들어오는 우크라이나 등 외국 등록 트럭 수를 제한하고, EU 외부 자본을 가진 운송업체의 폴란드 진출을 금지할 것을 촉구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운송업체 관계자는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는 EU와 마찬가지로 허가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사업적 영향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원조에는 만장일치로 찬성하지만, 사업과 전쟁은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농업 분야에서도 비슷한 갈등이 벌어졌는데, 폴란드 정부는 결국 자국 농민 보호를 이유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 금수 조처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미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나라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봉쇄 시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접경 지역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우크라이나 트럭 운전사 두 명이 통행 대기 중 사망하는 등 운전자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사망한 운전자 가운데 한 명은 접경지역에서 3일 이상 대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원봉사자들은 봉쇄 시위가 벌어지는 검문소에서 트럭 운전자들에게 물과 음식, 의약품 등을 나눠주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23일 인프라부는 접경 지역에서 발이 묶인 운전자들을 대피시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