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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벌 해산’ 승부수에도 기시다 정부 지지율 15%대 붕괴

‘파벌 해산’ 승부수에도 기시다 정부 지지율 15%대 붕괴

기사승인 2024. 01. 2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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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로 역대 최저 기록…정권 유지 장담 못할 수준
"아베에 죄송" 자민당 일부 의원 추태에 여론도 싸늘
NEW-YEAR/JAPAN-KISHIDA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로이터 연합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치자금 스캔들 극복을 위해 '파벌 해산'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각 지지율은 정권 유지를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역대 최저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벌 해산 발표 이후 일부 자민당 의원들이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조아리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이후 일본 국민들의 분노 게이지가 더욱 높아진 탓에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지율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2일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자민당 내 최대파벌인 아베파 간부 의원들은 기시다 총리의 파벌 해산 선언과 관련해 열린 전날 기사회견 자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정말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18일 소속 의원이 46명인 당내 네 번째 파벌 기시다파의 해산 방침을 가장 먼저 발표한 바 있다. 총리이자 자민당 총재로서 정치자금 불법사용으로 인한 내각과 당의 위기를 정면돌파하려는 수단으로 타 파벌의 해산을 이끌어내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기시다 총리의 승부수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반응은 시원찮다. 이는 지난 21일 지지통신이 발표한 기시다 정권의 지지율이 1960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낮은 14.6%를 기록했다는 점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일본 국민들의 인내심과 정치관련 이슈에 대한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전 국민의 15%조차 지지하지 않는, 그래서 내각을 더 이상 유지하기가 어려운 정권이 되어버린 것이다.

더욱이 같은날 아베파 의원들이 보여준 모습은 이 같은 국민들 불신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다카기 사토루 사무총장은 "우리 파벌이 이런(해산) 사태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아베 전 총리께 죄송하다"며 울먹였고, 니시다 마사시 참의원도 파벌 해산의 직접적 원인이 된 정치자금 불법 사용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은 채 "아베 전 총리의 이름을 더럽히는 결과가 돼 정말 창피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베파 간부인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성 역시 기자회견이 있기 하루 전인 20일 자신은 정치자금 불법 사용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항변하면서도 "어찌됐든 이런 결과(파벌 해산)를 초래한 것에 대해서는 아베 전 총리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혀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화를 돋우었다.

정치자금 스캔들로 해산을 맞은 파벌의 첫 사죄의 대상이 국민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일반 국민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사죄 대상이 틀렸다"며 지적을 하고 있다. 정치 평론가 스즈키 데츠오는 "생전의 아베 전 총리는 이번 정치자금 불법사용의 원인을 제공한 직접적인 장본인"이라며 "그런 그에게 국회의원들이 죄송하다며 눈물을 흘리는 상황이 괴기스럽고 이해가 안된다.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에서도 '아베'가 실시간 트렌드에 오를 만큼 아베파 소속 의원들의 눈물은 역설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판에는 "국민들에게 먼저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 "결국 국민보다는 파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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