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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화 멤버로 요르단에 굴욕패...클린스만 체제 괜찮나

초호화 멤버로 요르단에 굴욕패...클린스만 체제 괜찮나

기사승인 2024. 02. 07.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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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과 4강전 0-2 완패
클린스만 감독 지도력 도마
취임 후 원격근무 등 논란 끊이지 않아
연합뉴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졸전과 고전을 거듭하던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결국 4강에서 덜미를 잡혔다. 결과만큼 충격적인 것은 내용이다. 대회 내내 드러난 대표팀 전력은 그동안 팬들이 알던 대표팀의 모습이 아니었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본인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명확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치른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0-2로 패했다.

경기 내내 요르단의 빠른 압박과 역습에 고전하던 대표팀은 후반 8분과 21분 각각 골을 얻어맞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완패였다. 한국은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로써 64년만의 아시안컵 탈환을 외치던 대표팀의 여정은 허무하게 끝이 났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해 초 부임하면서 제시한 1차 목표인 아시안컵 우승 공약이 수포로 돌아갔다. 요르단이 역대 A매치에서 한국에게 승리를 거둔 건 이번이 처음다. 이날 경기는 그야말로 대이변이었다.

한국이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아시안컵 결승에 오른 것은 2015년 호주 대회가 유일하다. 물론 4강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문제가 심각해 보인다.

한국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황희찬(28·울버햄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등 유럽 빅리그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며 역대 가장 강력한 대표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초호화 멤버들이 승선한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 6경기를 치르면서 10실점(11득점)을 했다. 무실점 경기가 단 한 번도 없다. 이는 조직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뜻이다. 요르단과 4강전이 상징적이다. 대표팀은 경고누적으로 빠진 김민재의 공백을 절감했다. 대회 내내 지적됐던 허술한 중원, 이곳부터 이어지는 수비 불안이 여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조현우(33·울산 HD)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0-2 이상의 참패가 빚어질 뻔했다.

마음 급해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YONHAP NO-0756>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준우승한 2015년 호주 대회와 8강에 오른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를 합쳐 모두 4골을 내줬다. 이번 대회에서는 두 배가 넘는 실점을 기록했다. 1996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 한국은 총 11실점을 허용한 적이 있다. 그러나 8강에서 이란에게만 6실점을 허용했다. 이번처럼 모든 경기에서 꾸준하게 수비 불안을 노출했던 적은 없었다.

조직력의 부재는 상당부분 감독의 책임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맞춤 전술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끝까지 바로잡지 못했다. 선수 개인기에 의존한 전술은 팀플레이의 실종을 불렀다. 조직력이 무너진 이유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A매치 기간부터 대표팀을 이끌었다.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그가 추구하는 축구가 어떤 것인지 모르겠다는 의심이 빗발쳤다. 재택근무 논란도 불거졌다. 해외에서 원격으로 대표팀을 지휘하는 모습에서 열정이 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클린스만호는 9월 원정 평가전부터 무패 행진을 달리면서 조금씩 나아졌다. 그러나 싱가포르(5-0), 중국(3-0), 베트남(6-0) 등 아시아권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대승을 거뒀다.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했고 결국 아시안컵에서 최악의 경기력으로 표출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요르단과 4강전 직후 거취를 묻는 질문에 클린스만 감독은 "나는 어떤 조치도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며 "팀과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논의해보려 한다"며 스스로 물러날 생각이 없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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