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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택시 운전·택배…中 지방 공무원들 충격 알바

콜택시 운전·택배…中 지방 공무원들 충격 알바

기사승인 2024. 03. 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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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정부 채무 과다로 체불 심각한 탓
근본 대책 없어 상황 장기화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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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방 정부 공무원들의 임금이 삭감되거나 체불되는 현실을 묘사한 한 매체의 만평. 이로 인해 지방 공무원들이 충격적인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징지르바오.
한때는 톄판완(鐵飯碗·철밥통)으로 불리던 중국 지방 공무원들의 상당수가 최근 콜택시 대리 운전에 택배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고용 위기 상황에 내몰리고 있다. 각급 지방 정부들의 채무 과다로 체불과 임금 삭감이 일상이 될 만큼 심각한 탓이다. 게다가 근본 대책이 없어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이처럼 지방 공무원들의 상황이 과거와 달리 열악하게 된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선 상당수 지방 정부들이 엄청난 부채를 짊어진 사실과 관련이 있다. 이들이 갚아야 할 부채 총계가 GDP(국내총생산)의 100%를 가볍게 넘어선 것이 현실이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빚잔치를 해야 할 상황이 재정을 크게 악화시키면서 고용 불안을 야기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에서 활동하는 추이즈화(崔治華) 경제 평론가는 "현재 전국 각지 지방 정부들의 부채 규모는 기가 찰 정도라고 해도 좋다. 파산하는 곳도 나올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무원들의 고용이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분석한다.

수십년 동안 재정에 효자 노릇을 했던 부동산 산업이 빈사 상태에 직면한 현실 역시 관련이 있다. 과거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었을 시절에는 전국 곳곳 지방 정부의 토지 판매 수입은 정말 대단했다. 부채 걱정을 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였다. 그러나 헝다(恒大·에버그란데)를 필두로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위안양(遠洋·시노오션) 같은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직면한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 지방 정부들이 첸황(錢荒·돈맥경화)에 내몰릴 수밖에 없게 됐다.

급기야 궁지에 몰린 지방 정부들은 상대하기 만만한 공무원들에게 칼을 들이대고 있다. 임금을 평균 20% 정도씩 삭감하거나 체불하는 식으로 겨우 버티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진 공무원들이 콜택시 대리 운전과 택배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고육책마저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사실이 아닌가 보인다. 정리 해고를 통한 구조조정 같은 다른 특단의 대책이 미련돼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부자 지방 정부로 유명한 저장(浙江)성의 경우 최근 일부 공무원들을 정리 해고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의 중앙 정부 공무원들은 아직 지방의 동료들처럼 처참한 지경에 직면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로 볼 때 조만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공무원들의 호시절은 이제 완전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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