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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정용진이 변했다…SNS 끊고 조직 쇄신 나선 ‘회장님’

[아투포커스] 정용진이 변했다…SNS 끊고 조직 쇄신 나선 ‘회장님’

기사승인 2024. 04. 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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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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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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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살만 내주면 된다 생각했다. 제궤의혈(堤潰蟻穴·제방도 개미굴에서 무너질 수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던가. 작은 구멍이 조직 전체를 구렁텅이에 빠트릴 만큼 커져 버렸다. 이제는 팔, 다리를 내어줘야 할 정도다. 하지만 불구가 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 뭐든 해야 하지 않겠는가....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최근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했다.

그룹이 계열사 CEO(전문경영인)에 대해 정기 인사가 아닌 '원포인트' 교체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심각한 상황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살을 내주고 팔, 다리까지 자르는 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지난달 8일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활동을 중단했다. 거침이 없었던, 자신감이 넘쳤던, 그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았던 정 회장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경영에만 집중하기 위한 행보"로 보기도 한다.

수족을 자르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그룹의 핵심인 이마트 역시 지난해 사상 첫 적자의 영향으로 창립 이래 처음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이에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신세계를 국내 11대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마트 사원들이 패잔병 취급을 받고 있다"며 반발하는 중이다.

아직 얼마나 더 큰 살과 팔, 다리를 내줄지 모른다. 중요한 점은 생존에 대한 의지를 조직에 이식시켜야 한다. 불이 난 배에서 화재를 진압하고 소용돌이를 헤쳐가기 위해선 선원들과 한마음으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성난 마음을 되돌리기 위해 무릎을 꿇던, 벌을 내리던, 직접 나서든 할 수 있는 건 다해야 한다. 멀리 볼 것도 없다. 회장으로서의 성패는 지금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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