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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내가 기억하는 DJ는…”

추미애 “내가 기억하는 DJ는…”

기사승인 2009. 08. 1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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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DJ)의 ‘정치적 딸’로 불리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DJ를 ‘자상한 아버지 같은 사람’으로 추억했다.

아무리 바쁜 정치일정 속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고충을 일일이 챙기고 다독일 줄 아는 자상함을 지닌 분. 추 의원이 기억하는 DJ의 모습이다.

추 의원은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는 DJ의 자상했던 면이 가장 크게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추 의원은 “DJ로부터 정치입문을 권유받은 후 나는 민주적 정권교체의 힘이 되고 싶었고, 이를 위해 1997년 대선을 앞두고 대구에서 선거운동에 나서게 됐다”며 “당시 남편까지 짐 보따리를 싸갖고 와서 대선운동을 도왔고, 서울에 있는 아이들과는 한 달 넘게 얼굴도 못보고 지냈다”고 했다.

1995년 DJ는 대구 출신의 ‘까칠한 판사’였던 추 의원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정치입문을 권유했다. 당시 DJ가 “호남 사람인 제가 대구 며느리를 얻었다”며 크게 기뻐한 일화는 유명하다.

추 의원은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에 DJ가 나를 따로 부르더니 애들 걱정과 남편 걱정을 하며 연신 ‘고맙다’고 말했다”며 “DJ는 대통령에 당선되고 나서 정신없는 그 와중에도 주변 사람의 개인사까지 일일이 챙긴 것”이라고 말했다.

추 의원은 “그렇게 말을 해도 우리 애들에 대한 미안함이 가시지 않았던지 어느 날은 아주 작은 보석함을 하나 내밀며 ‘애들 갖다 주라’고 하셨다”며 “그런 자상한 모습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추 의원은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 전 아이들과 함께 인사차 동교동을 찾았다.

추 의원은 “당시 우리 애들이 중학생과 초등학생이었는데, DJ와 함께 사진도 찍고 인생의 조언도 듣는 등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이번에 DJ가 입원해 계실 동안 지금은 고등학생이 된 막내가 병문안을 가고 싶다고 먼저 말을 꺼내 놀라기도 했다”고 했다.

추 의원은 “미국에서 돌아온 후부터는 햇볕정책의 계승과 발전 방향을 고민하기 위해 DJ를 찾아뵙고 의견을 들었다”며 “정부의 ‘햇볕정책 흔들기’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내가 대북정책의 철학과 일관성을 강조했던 게 DJ에게도 위로가 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에서는 우리를 정치적 ‘딸과 아버지’라고 하지만 실제로 서로가 그런 말을 주고받은 적은 없고, 그보다는 스승과 제자 같은 관계였던 것 같다”며 “정치인으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열어준 DJ를 영원히 추억하고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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