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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은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여행가서 보니 고민 별게 아니더라”

[오지은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여행가서 보니 고민 별게 아니더라”

기사승인 2010. 08. 19.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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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책을 들고 웃고 있는 오지은. 사진/=송지현 기자
[아시아투데이=송지현 기자] '홍대 인디 여왕'으로 잘 알려진 오지은의 첫 에세이 출판 기념 간담회가 최근 홍대에서 열렸다.

‘홋카이도 보통열차’ 라는 제목의 여행 에세이는 스물아홉 살이라는 나이 앞에서 덜컥 겁을 먹은 한 여자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오지은은 첫 책이 나왔을 때의 감상과 여행 당시의 상황들을 미소 띤 얼굴로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풀어가기 시작했다.

책을 설명하는 오지은. 사진/=송지현 기자
책을 쓰는 과정이 어땠는가.

- 책을 쓰는 과정은 쉬웠다. 솔직하게 썼는데 그렇게 쓰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완결성이 있는 텍스트를 쓴 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여러 매체에 기고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기고하던 글들과 책 집필의 차이점은?

- 3분짜리 광고를 만드는 것과 두 시간짜리 영화를 만드는 차이라면 비유가 될 것 같다. 글이 길어져서인지 쓰다 보면 앞 뒤의 글투가 달라져 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마라톤처럼 쭉 한번에 달리듯 써야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스물 아홉이란 나이에 쓴 책의 의미는?

- 여행은 시도 때도 없이 떠나고 있다. 딱히 스물 아홉이라 가려 했던 건 아니다. 결국 나도 20대의 여성이고 20대 여성의 생각과 삶을 다룰 수밖에 없었다. 2월에 앨범이 나왔다. 그런데 대중들에게 의미가 받아들여지고 희석되는 게 무서웠다.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얼마 안 돼 여행을 떠나게 됐다. 여행을 갔더니 여러 가지가 정리 되더라. 태풍 안에 있다가 태풍 밖으로 나온 기분이었다. 사실 이걸 책으로 낼 생각은 없었다. 우연히 책으로 출판할 기회가 생겨 내게 됐다.

‘연예인이 쓴 책’ 이라는 편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본인이 연예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예인이나 뮤지션이라는 생각으로 쓰지 않았고 어문학을 전공한 사람의 마음으로 썼다. 뮤지션으로서 멋진 걸 담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었다. 오히려 소박한 글이 멋부린 글보다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을 많이 버렸다. 그래서 오히려 그런 편견을 가진 분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썼다.

떠날만한 여행지가 많은데 왜 홋카이도였나.

- 음악을 중학교 때 처음 배웠다. 사실은 음악을 했다기보다 음악하는 흉내가 내고 싶었다.그런 생각으로 간 곳이 삿포로였다. 그때 벗은 마음의 때가 너무 많아 삿포로는 내게 소중한 곳이다. 그래서 쉽게 관광하는 기분으로 가지는 않았다. 그동안은 스스로를 마주볼 자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음악하는 사람이라는 자신이 생겨서 갈 수 있게 된 것 같다. 홋카이도는 겨울 여행지로 유명하지만 여름에 즐겨 보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했다.

책에 사인하는 오지은. 사진/=송지현 기자
   
언어와 글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 글쓰기와 음악이 다른 점은?


- 깊이 인생을 통찰하는 글을 쓰는 건 엄두를 못 내겠다. 감히 작가라는 생각은 해 본 적 없다. 음악엔 욕심이 있는데 글은 욕심을 못 내겠다. 더 잘하자 보다 멋내지 말자라는 생각만 하고 썼다. 음악은 곡을 쓰는 순간에는 철저히 혼자여도 녹음을 할 때는 여럿이 한다. 그런데 책은 정말 혼자 쓰는 거다. 당연한 건데 당황스럽더라.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안 섰다. 그래도 기차 안에서 글이 잘 써지는 게 신기했다. 기차라서 글을 쓰게 됐고 완성한 것 같다.

떠나기 전 자신에 대해 많이 고민했는데 결론은 어떻게 났는가?

-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이 싫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여행을 가서 생각해 보니 진짜 뻔한 결론이 나오더라.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놀랍게도 세상에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얘기에 공감해주는 사람도 있고. ‘싫은 일 있으면 조금만 괴로워한 다음에 빨리 풀고 내일을 살아가자’ 라는 깨달음을 스스로 느꼈다. 안심되기도 하고 허무하기도 했다. 이런 건 머리로 알 수 있어도 마음으로 공감하는 건 쉽지 않은 것 같다.

20-30대 젊은 친구들이 여행을 떠날 때 조언을 한다면?

- 여행은 다양하다. 여럿이 여행할 수도 있지만 혼자서 여행하는 것이 불편한 일이더라도 한번쯤은 그래 봤으면 좋겠다. 사람이 즐겁고 기쁜 일을 할 때와 달리 혼자 여행하면 싫어도 자아성찰을 하게 된다. 그게 불편한 체험이더라도 나중에는 자기 자신을 편하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혼자 여행하는 걸 추천하고 싶다. 한번쯤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독자들에게 어떤 부분을 어필하고 싶은지.

- 고민이라는 게 사실은 별 거 없구나. 라는 생각으로 봐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고민했을 때 얻는 게 분명히 있다. 책을 읽어서 해소가 되거나 정리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또 홋카이도 여행기이기 때문에 홋카이도 여행에 관심있으신 분들, 철도를 사랑하시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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