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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삼성고위임원, 지경부에 실망해 한국 떠난다”

[인터뷰 전문]“삼성고위임원, 지경부에 실망해 한국 떠난다”

기사승인 2012. 02. 1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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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경부가 불법 행위 저지르고 있다"
홍경환 기자] 경기수원외국인학교 강제기부채납 논란과 관련해 이 학교의 외국인학부모들이 지식경제부가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또 삼성전자 고위 임원으로 일하고 있다는 한 외국인은 이번 사태에 실망해 한국을 떠나겠다는 입장을 밝혀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의 외국인학부모들은 정부가 외국인학교에 적용되는 예외조항을 인정하지 않고, 잘못된 법 적용을 통해 학교 운영권을 강제로 뺏으려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본지 2월10일자 1면 선교사가 만든 경기수원외국인학교 기부채납 요구 논란, 6면 감사원, 수원외국인학교 감사민원 묵살 논란  기사 참조> 

마크 잭슨(미국), 제이 라이머(미국), 에이미 애시킨(미국) 등 외국인학부모들은 12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아시아투데이에서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이들과 진행한 인터뷰 전문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

지경부가이 외국인에 대한 신원조회까지 하는 것은 부당. 위압적인 상황에서 이야기 제대로 못해


-오늘 참석하신 분들이 각자 자기 소개를 해주기 바란다.

“내 이름은 마크 잭슨이다. 삼성 및 하이닉스의 협력업체이다. 현재 우리 회사는 한국에 투자해 한국직원을 100명 고용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나는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2007년부터 한국에서 일을 했는데, 2011년 한국으로 완전히 이주했다. 2명의 아이를 두고 있고, 아이들은 경기수원외국인학교에 2학년 4학년으로 재학 중이다.”

“내 이름은 조디이다. 나는 인도 출신인데 경기수원외국인학교에 교사로 재직 중이다. 우리 아이 3명도 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

“내 이름은 제이 라이머이다. 이 학교의 교사인 동시에, 이 학교에 재학 중인 3명의 학부모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들은 1학년, 10학년, 12학년에 재학 중이다.”

-마크 잭슨은 지경부 담공 공무원인 김모 과장과 면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면담 후 감사원에 김모 과장에 대해 감사 민원을 넣은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해 달라. 

“처음 그곳에 갔을 때 김모 과장이 나에게 누구냐고 물어봤다. 나는 여권을 꺼내 보여줬고, 내가 정상적인 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투자비자를 보여줬다. 그런데 김모 과장은 여권을 낚아채서는 비자페이지를 부하 직원에게 보여준 뒤 나와 회사에 대해 조사해 보라고 지시했다.”

-잭슨씨가 한국에 온 뒤 이런 일을 겪은적 있는가?

“지경부를 방문하기 전에는 한국인과 아무런 갈등을 겪지 않았다.”

-기분이 어땠나?

“그때 지경부 공무원이 회사에 연락하거나 불이익을 당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걱정이 됐다.”

-그래서 본인의 생각을 잘 전달하지 못했는가?

“(김모 과장의)입장이 정해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지 않을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 (웃음)한국말을 몰라서 설전을 못한 것이 아쉽다. 김모 과장은 자신의 권위로 (우리를)누르려고 했던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현재 (수원외국인학교의 상황에 대해) 상황에 대해 설명하려고 갔는데, 그는 우리가 말을 못하게 막았다. 5년 동안 한국에 있었는데, 한국인들은 언제나 외국인을 환대해 줬다. 이런 느낌은 처음이다. ”

한국정부가 불법자행…학교 관리는 지경부 아닌 교과부가 해야

-당시 정부 당국자에게 하지 못했던 말을 해달라. 내가 기사로 정부에 여러분의 의견을 전달하겠다. 

이 질문에 잭슨씨가 먼저 말문을 꺼냈다. 

“가장 이상한 점은 정부가 본인들의 법에 따라 세운 학교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깨려고 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학보모는 학교의 주인이 아닌데, 수원시와 지경부는 (한국식 주입식 교육을 원하는)학부모들이 있으므로, 이렇게 밖에 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한국식 주입식 교육을 원하는)학부모들은 학교의 주인이 아니다. 그들은 학교 운영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학교를 떠나야 한다. 한국식으로 이야기하자면 절이 중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중이 절을 떠나면 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지경부는 교육부처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경부는 용산외국인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외국인재단에 수원외국인학교 운영권을 넘기려 한다고 들었다. 이는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를 저해시키는 것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우리가 지경부에 돈을 갚아서라도 지경부가 수원외국인학교에서 손을 떼도록 하고 싶다. 나는 기독교인이다. 코리아외국인재단은 돈을 무척 중요시 여기는 곳이라고 알고 있는데, 코리아외국인재단으로 넘어가는 돈을 차라리 제3세계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썼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

-잭슨씨가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무엇인가?

“수원외국인학교는 미국식 교육의 산물이다. 우리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비싼 수업료를 내는 것은, 우리아이들에게 미국식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다. (한국식 주입식 교육을 원하는)학부모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한국의 주입식 교육을 시키기 위해, 우리 아이들을 한국으로 데려온 것은 아니다. 수원외국인학교는 본래 설립목적대로 외국인 교육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나는 한국을 무척 좋아한다. 한국을 경험할수록 한국이 좋아진다. 또 내가 알고 있는 상식과 차이점이 있을 때 마다 나는 연구를 한다. 연구를 하다보면 왜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지경부의 태도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

-조금 전 매우 중요한 말을 했다. 정부가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나는 공학도이다. 그래서 논리적으로 사물을 바라본다. (이 학교 설립자인 팬란드씨가)수원시 및 경기도와 맺은 3자 협약을 살펴보면, 협약을 깬다는 것은 거의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법원이 이번 사안에 대해 판결을 내리고 난 뒤 정부가 정책 방향을 결정한다면 난 수긍하겠다. 그런데 법원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정부가 갑자기 끼어 들었다. 클리어하지 않은 백그라운드로 정부가 끼어드는 것은 불합리하다.”

-잭슨씨는 수원외국인학교가 외국인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가?

“가족을 한국에 이주시키기 전 일년 동안 한국에 살았다. 그리고 이 동네를 면밀하게 살펴봤다. 교육 환경이 무척 좋았다. 학교도 좋았다. 그래서 한국으로의 완전 이주를 결심했다. 이 지역에 외국인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나는 이 지역에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가 수원외국인학교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 학교가 없어진다면, 아이들을 미국으로 돌려 보낼 것이다. 또 아이들 문제로 골치가 아파 진다면 차라리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다.”

-다른 학교로 보낼 생각은 없는가?

“부인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하지만 너무나 큰 변화여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회사에도 알려야 하고, 너무나 절차가 복잡하다. 나는 학교가 문을 닫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이미 우리 회사는 나를 한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50만 달러를 투자했다. 내가 이 사실을 회사에 이야기하면, 회사는 깜짝 놀랄 것이다.”

-잭슨씨는 협약서도 구체적으로 읽은 것 같다.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첫 번째, 글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 협약서를 일고 대전외국인학교가 수원외국인학교의 주인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정부가 이를 부인하는 것을 보고)깜짝 놀랐다. 

두 번째로, 협약이 해지되려면 이 학교 설립자인 팬랜드씨가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야 한다. 그리고 이 범죄로 인해서 학교가 운영될 수 없는 상황이 초래돼야 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법원에서 판결을 내려야 한다고 돼 있는데, 법원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잭슨씨가 자유롭게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홈플러스에서 어제 우유를 샀다. 그런데 내가 오늘 홈플러스에 가서, 어제 우유를 샀다는 이유로 홈플러스가 내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런데 이런 일이 수원외국인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 난 이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아마 당사자들은 지금쯤 교도소에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사건의 배경에 돈이나 흑막이 있기 때문이다. 코리아 재단은 돈을 중요시 여기는 곳이니 교육적 가치를 중요시 여기지 않을 것이다. 내가 현 상황을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외국인 투자 촉진하려면 서양식 교육기관 반드시 필요…지경부가 이를 망가트려

-제이 라이머씨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없는가?

“나는 교사이다. 교사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비즈니스적으로 성공한 나라일지는 모르지만, (교육적 측면에서 볼 때)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과 비교해서 국제적인 환경을 갖추지는 못한 나라이다. 국제적인 교육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는 서양방식의 교육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일반 영어학원에서 서양인들이 교육을 하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학원은 한국식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원외국인학교는 교사만 외국인이 아니라 서양식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배출되는 인력들은 한국을 세계와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한국이 한강의 기적에 이어 새로운 기록을 써 내려 가려면, 서양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한국은 태국보다도 못하다. 내가 처음 한국에 올 때 한국은 한국적 스타일을 고수하는 나라라는 주변의 우려를 무릅쓰고 왔다. 하지만 처음에 한국인들이 외국인을 보호해 주는 것을 보고 기우에 지나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 정부가 서양식 교육 시스템을 인정해 주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고, 많은 우려를 하고 있다. 정부가 학교 운영권에 개입해 운영권이 바뀐다면, 이 학교에 더 이상 근무하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래서 무척 의기소침해 있다. 

현재 많은 외국인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번사건이)한국이 법치주의 국가인가 아닌가 하는 것을 증명해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상황을 한국 정부가 법대로 잘 처리한다면, 한국의 위상은 크게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면, 마치 후진국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리사욕을 위해서 일을 잘 못 처리하는 결과가 나온다면, 한국의 명성은 땅에 떨어질 것이다. 

또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은 황우석 사태를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당시 황 박사는 본인의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 (조작 사실이 밝혀진 이후)많은 외국인들은 한국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데이터를 믿지 않았다. 수원외국인학교 사건이 매우 작은 사건이라고 정부 당국은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국정부에 대한 신뢰를 거두느냐 마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외국인들에게)법치주의 국가로서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게 법이 적용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사리사욕에 의해 일이 왜곡된다면 이 사건은 국제사회에 금방 소문이 날 것이다. 이미 국제학교에서 수원외국인학교는 유명한 사건이 됐다. 수원외국인학교 출신 교사가 유럽에 있는 국제학교에서 면접을 봤는데, 유럽 국제학교에서도 이미 이 사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연락을 줬다. 

정부는 이런 악소문이 나는 것을 막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런데 정부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

-라이머씨가 학부모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이번 사건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점은 무엇인가?

“내가 지경부에 들어갔을 때 충격이 다시 생각난다. 지경부 담당 공무원은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학교 인가가 취소되고 학교가 폐쇄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공무원이 이런 말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어떻게 공무원이 학교가 파행적으로 운영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그 사람의 관심은 오직 수원외국인학교의 운영권을 누가 가질 것인가 하는 것에만 있었다. 

우리아이는 한국식으로 이야기하면 고3이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고3 수험생을 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다. 아이가 고3이 되면 자녀에게 엄청나게 많은 신경을 쓴다. 그런데 지경부 공무원은 이런 것들을 다 무시하고 있다.”

지경부가 삼성과 계약조건 파기해…이에 실망 “한국 떠 날 것”

이때 에이미 애시킨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애시킨은 갑작스러운 일정으로 인터뷰에 함께 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전화로 질문에 답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지경부에 학부모 입장으로 방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현재 수원외국인학교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번 사태가 왜곡된 방향으로 결정이 난다면 한국을 떠날 생각이 있는지 등에 대해 말해 달라. 

“지경부 김모 과장을 만났을 때 모욕감을 느꼈다. 또 아이들의 교육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에 대해 화가났다. 그는 강압적이고 확신에 차서 수원외국인학교를 코리아재단에 넘기는 것이 결정났다고 말했다. 외국인학부모들은 이에 대해 한번도 설명을 듣지 못했다. 그의 공격적인 태도 때문에 굉장히 두려웠다. 내가 제일 두려워 하는 것은 3자 협약 해지로 인해 우리 딸의 교육이 중단되는 것이다. 우리 아이의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느나라 부모에게가 가장 큰 일일 수밖에 없다. 

우리 남편과 내가 한국으로 이주를 결심하게 된 것은, 삼성으로부터 수원에 좋은 학교가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가 수원외국인학교 운영권에 개입해 처음 약속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무척 실망할 것이다. 

미국 유수의 학교를 모두 제쳐두고 수원외국인학교에 우리아이를 입학시켰다. 

그 계약조건이 유지되지 않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경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당신들이 외국의 우수한 인재를 한국으로 초청하고 싶다면, 절대로 이런 일을 해서는 안된다. 삼성 샅은 좋은 기업에 외국인이 오는 것을 지경부가 막고 있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지경부가 할 일은 학교 운영권에 간섭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야 하는 것이다. 

우리 남편은 삼성 고위 임원이다. 지경부 공무원들은 우리 남편 같은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애로점에 대해 귀 기울이려는 노력을 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 주장을 묵살한다. 이는 부당한 일이다. 그래서 한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이 문제는 앞으로도 걸림돌이 될 것이다. 

그리고 덧붙여 이번 사안에 대해 미국 대사관에 연락을 했다. 미국인으로써 한국에 살면서 자녀 교육권이 보장되지 않는 것이 너무나 억울했다. 그래서 이 사안에 대해 미국 대사관에 연락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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