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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립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 발자취를 담다

“당신이 그립습니다” 김수환 추기경, 법정스님 발자취를 담다

기사승인 2012. 02. 21.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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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김수환 추기경 추모헌정 사진집>, <법정 나를 물들이다> 발간
주진 기자] 한국사회의 정신적 사표였던 故김수환 추기경 선종 3주기와 법정 스님 입적 2주기를 차례로 맞이해 두 분의 고귀한 삶과 발자취를 담아 낸 서적들이 잇따라 발간됐다.

김 추기경 선종 3주기를 맞아 지난 15일 발간된 <고 김수환 추기경 추모헌정 사진집>(눈빛 펴냄)은 사진가 전대식이 20여 년간 촬영하고 수집한 180여 장의 사진을 김 추기경이 남긴 글과 한데 편집해, 김 추기경의 신앙과 생애를 한 권의 사진집으로 압축 재현해 놓았다. 성장기부터 선종시까지의 성직자로서의 면모와 일상생활과 사회활동을 통해 드러난 인간적인 모습도 놓치지 않고 수록했다.

어린 시절에서 추기경이 되기까지 가족과 개인적인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족사와 박정희 대통령부터 전현직 대통령, 가난한 노동자와 빈민, 어린이 등 폭넓은 사람과 만나고 사회적 이슈가 된 현장을 찾은 김 추기경의 분주한 활동상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산행 중 바위에 누워 휴식을 취하는 모습과 전진상 복지관 새해맞이 행사에 참석해 한복 차림으로 가면을 쓰고 교우들과 함께 춤추는 모습 등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새로운 면모도 최초로 소개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서울대교구장 은퇴 이후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의 초연한 모습과 선종 직후 명동대성당 빈소를 찾았던 추모객들의 추모 열기도 흑백과 컬러 사진으로 생생히 담아냈다. 

현재 암투병 중인 소설가 최인호는 이 책을 위한 헌사에서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는 ‘꽃잎은 떨어지지만 꽃은 영원히 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김수환 추기경님은 비록 우리의 곁을 떠나셨지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항상 우리 마음속에 살아 계시니 영원히 지지 않는 꽃으로 부활하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0년 열반에 드신 법정 스님과 인연을 맺어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법정 나를 물들이다>(불광출판사 펴냄)는 길상사 법회 진행을 맡으며 법정 스님을 보필했던 저자 변택주가 2010년부터 ‘법정 스님과 만난 사람들’ 이라는 제목으로 ‘현대불교’ 지면에 연재했던 글들을 엮어 지난 달 발간한 책이다. 

마음의 눈으로 그림을 그리고자 했던 화가 ‘방혜자’, 법정 스님 앞에서 거리낌없었던 ‘진명 스님’, 국회의원이자 방송인 ‘이계진’, 연꽃잎 법정 찻잔을 만든 도예가 ‘김기철’, 법정 스님의 어머니를 20여 년 간 모신 사촌동생, 언론운동 현장에서 법정 스님을 만났던 ‘이창숙’ 등 법정 스님과 행복하게 동행해 온 열아홉 명을 만나서 인터뷰를 한 내용을 담고 있다. 

도예가 김기철 씨는 법정 스님이 법문과 글에서 영화, 책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소개된 계기를 소개한다.

"한번은 첼리스트 파블로 카잘스 전기 '첼리스트 카잘스, 나의 기쁨과 슬픔'을 소개 해 드렸어요. 나중에 그 이야기를 글로 쓰셨더라고요. 그 뒤에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란 헬렌 켈러 자서전을 보내드렸더니 신문 칼럼에 쓰셨어요. 스님한테 보내 드리면 좋은 책이 여러분에게 전해지는구나 싶어 (중략) 영화는 '죽은 시인의 사회'를 특히 좋아하셨지요."(105-106쪽)
    
법정 스님이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던 후학 진명 스님에게서 면박을 당한 재미있는 일화(진명 스님 편), 법정 스님이 불가에 묻혀있던 성철 스님의 책 '선문정로' 등을 서점에 팔게 한 사연(원택 스님 편), 장익 주교와 종교의 벽을 뛰어넘은 교감 일화(장익 주교 편) 등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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