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쌍두마차’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미래를 디자인하다 (인터뷰①)

‘쌍두마차’ 탱그램디자인연구소, 미래를 디자인하다 (인터뷰①)

기사승인 2013. 03. 13. 15:0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설립 5년, 해외시장서도 관심…‘하드웨어+소프트웨어’


탱그램 직원들이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소비가전박람회(IFA)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탱그램디자인연구소
아시아투데이 장혜림 기자 = 초콜릿 모양의 문을 열자마자 벽걸이 TV가 보인다. 섬세하게 조절된 조명도 눈에 띈다. “저희가 가구배치부터 디자인까지 다 했습니다. 공사만 직접 안했을 뿐이죠. 한 달 전 강남에서 성수로 이사 왔어요” 탱그램의 안은숙, 정덕희 공동대표가 입을 모아 말했다. 디자인연구소답게 시각적인 매력이 묻어나는 사무실이었다. 

탱그램디자인연구소는 지난 2008년 벤처기업으로 사업을 시작, 5년 동안 10배 이상의 매출을 꾸준히 올렸다. 초기부터 삼성전자와 협력관계를 맺어 소프트웨어,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고 디자인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2010년부터는 스마트폰 액세서리 사업도 시작했다. 

특히 정덕희 대표는 2008년 스마트폰이 일반적으로 보급될 때부터 ‘세상이 바뀌겠다’는 걸 직감했단다. 

“스마트폰 운영체제들이 나타났고 그 안에 담길 애플리케이션들이 만들어졌어요. 개인이 개발, 판매할 수도 있게 됐죠. 소프트웨어의 힘이 어마어마하게 커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탱그램도 소프트웨어에 주력했어요. 특이한 건 하드웨어도 소홀히 하지 않고 준비했다는 거예요. 처음부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융합을 우리 회사의 콘셉트로 잡고 달려왔습니다.” 

탱그램은 이때부터 정체성을 확립했다. 2~3년 앞을 내다보는 회사. 삼성전자와의 인연으로 스마트 TV 소프트웨어 개발을 함께했다. 올 1월에 공개된 플렉서블 LCD 개발에도 참여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컨설팅도 하고 있다. 덕분에 5년 동안 적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2010년 하드웨어 첫 제품인 스마트 케이스가 출시됐다.  

2012년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소비가전박람회(IFA)’에도 탱그램의 제품이 전시됐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안은숙 대표는 빠름과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저희는 ‘빠름’이 중요한 회사입니다. 항상 리서치, 검색, 사색 등을 통해 트렌드를 읽어야 하죠. 2011년 유명 휴대폰 주변기기 디자인 업체 벨킨과 손을 잡았습니다. 아시아 최초였죠.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2012년에도 6개 제품을 출품했어요. 벤처기업으로선 대단한 성과입니다.”

탱그램의 정덕희 대표(왼쪽)와 안은숙 대표가 스마트케이스를 보이며 웃고 있다.    

탱그램의 원동력은 두 대표의 경영 방식이다. ‘각자 또 함께’ 스타일을 연방 강조했다. 두 대표는 원래 광고대행사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였다. 정 대표는 디자인을 맡았고, 안 대표는 대외 업무를 맡았다. 하지만 ‘나눔’이라는 같은 목표 아래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발을 맞춰왔다. 

“공동대표 체제라 일이 겹치면 충돌이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업무가 다르죠. 예를 들어 저는 디자인 분야를 맡기 때문에 ‘품질유지’가 탱그램에 제일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정 대표) 

“직원들과 휴식을 나누고 협업하는 회사들과는 일적인 측면에서 정보 등을 나눕니다. 고객들과는 신뢰를 나누죠. 회사가 더 크면 사회적인 나눔도 실천하고 싶어요.”(안 대표) 

승승장구하는 모습 뒤엔 그늘도 있었다. 정 대표, 안 대표 모두 벤처기업으로 시작하면서 힘든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고 입을 모았다. 안 대표는 특히 직원들 유출을 막기 위해 탱그램의 복리 후생을 책임져왔다. 

“벤처기업으로 시작하다보니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대우를 못해주니까 직원 이동이 많았어요. 지금은 매출도 올랐으니 최대한 복리후생에 신경을 많이 써요. 서울숲 근처로 사무실을 옮긴 것도 직원들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어요.” 

탱그램이 현재 당면한 어려움은 무엇일까. 정 대표는 ‘짝퉁’을 꼽았다. 연구소에서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을 만들면 이내 모방작이 나오는 현실 때문이다.  

“지금은 ‘짝퉁’ 때문에 어려워요. 고생해서 낸 아이디어를 쉽게 뺏겨 버리니까 힘듭니다. 그래서 보안에 각별히 신경 써요. 직원들과 보안 서약서를 쓰는 건 기본이고 클라이언트와도 보안 관련 내용을 철저히 확인하고 계약합니다. 해외 특허도 출연, 등록 다 하고요. 신제품도 보안을 확실히 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탱그램은 이제 제품 판매 측면 외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외국 기업들처럼 한 자리가 비면 기존 지원자들 중에 충원을 하는 형태인데 회사가 커지자 외국인 지원자들도 많아졌다. 안 대표는 “면접만 보러 한국에 온 외국인도 있어요. 자리가 없어서 돌려보내야 했죠”라며 안타까워 했다.  

페이스북도 문전성시다. 2011년 3월에 가입했는데 불과 2년 사이에 1만4290명의 ‘좋아요’를 받았다. 페이스북을 통한 응원이 힘이 됐다. 정 대표에 따르면 해외 전시에 많은 응원이 온단다. 애국심의 발로일까. 탱그램으로선 고객들과의 창구가 더욱 확장되면서 얻는 것이 많다고 한다.  

“해외 전시하면 특히 응원을 많이 해주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대한민국 대표가 된다고 느끼시는 것 같아요. 연예인이 된 느낌입니다. 부족한 점을 지적해주시는 분도 많아요. 어떤 분은 자기가 탱그램 제품을 쓰는데 이런 면이 좋다, 나쁘다 목록도 만들어서 보내주시기도 했어요. 이렇게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것 같습니다.”  

두 대표는 탱그램이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고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다시 한 번 입을 모아 말했다. “디자인 회사들은 수명이 짧아요. 오너가 없어지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탱그램은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혁신할 것입니다.”  

새로움과 빠름을 위해 오늘도 탱그램디자인연구소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성수동 탱그램 사무실 전경.                                             /사진=(주)탱그램디자인연구소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