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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원전부품 시험서 위조 더 없는가

[사설] 원전부품 시험서 위조 더 없는가

기사승인 2013. 05. 29.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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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1·2호기와 신월성1호기등 원전 3기에 설치된 제어케이블이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부품인 것으로 밝혀져 원전가동이 중단됐다. 이로써 국내원전 23기중 점검 및 각종사고로 가동이 멈춘 원전은 10기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 여름철에는 점검이 끝나는 원전을 감안해도 멈추는 원전이 7기에 달해 사상최대의 전력난이 예상된다. 당초 정부는 이들 원전 3기 가동을 전제로 전력수급계획을 세웠었다. 이 때문에 올 여름철 예비전력은 2011년 9월 전력대란 때와 비슷한 100만kw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가동중단의 원인이 핵심부품인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불량품이었다는 데에 있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제어케이블은 원전사고가 났을때 비상냉각시스템을 가동하도록 신호를 보내는 핵심부품이다. 사고가 났을때 고온·고압의 최악 환경에서도 정상가동해야 한다. 그런데 이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됐다는 것이다. 불량품이 정상제품으로 둔갑했다는 이야기다. 이번 서류위조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면 대형원전사고로 이어질 뻔 했다.

원전 케이블 시험성적서는 국내 케이블제조사가 국내시험기관에 시험을 의뢰하면 국내시험기관→해외시험기관→국내시험기관→국내케이블제조사→원전운영사 제출의 과정을 거친다. 이번 시험서 위조는 해외 시험기관으로부터 시험결과를 넘겨받은 국내시험기관의 검토과정에서 이루어 졌다고 언론은 보도했다. 해외시험기관이 보내온 실제 시험성적서에서 불합격부분은 지우고 합격부분만 남겼다고 한다.

아무 까닭없이 국내시험기관이 앞장서 이를 고치지는 않았을 것이다. 케이블제조회사와 국내시험기관간 검은 거래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추측을 낳게 하는 일이다. 케이블제조회사가 입찰시 덤핑수주를 해 불합격된 제품을 다시 제작하지 못하고 불법납품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또 발주처인 한국수력원자력의 납품가격 후려치기로 제조회사가 수익성에 맞추기 위해 이런 일을 저지를 수도 있을 것이다.

아직은 어떤 예단도 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원전핵심부품의 시험서 위조가 비단 이것뿐인가에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등에 따르면 지난해 납품업체 20곳이 위조서류로 영광5·6호기등에 561개품목 1만3794개부품을 납품한 사실을 적발한 적이 있다.

이중 대부분은 안전과 무관한 것이지만 이번 처럼 안전과 직결된 불량부품이 언제 또 드러날지 모를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확실한 원인을 규명하라”고 지시했다. 국내시험기관의 시험서 위조동기부터 밝혀내야 원전 불량부품의 납품원인도 파악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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