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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연이은 ‘부실 털기’에 올해도 ‘어닝쇼크’ 전망

건설업계, 연이은 ‘부실 털기’에 올해도 ‘어닝쇼크’ 전망

기사승인 2014. 02. 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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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공없이 금융비용만 부담해온 미착공 PF 손실반영
대형 건설사들이 연이어 '부실 털기'에 나서면서 올해에도 건설업계의 '어닝쇼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대우건설발 회계감리 압박'에 회계상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고 가는 '빅 배스'에 나섰다. 이에 대형 건설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당초 시장 전망보다 크게 나빠졌다.

10일 건설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이 3252억원에 달했지만 4분기에 44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연간 실적으로는 적자전환했다.

대우건설이 1조원에 이르는 부실을 한꺼번에 4분기 실적에 반영한 데는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부터 대우건설의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정밀 감리를 진행하고 있다. 사업장별로 회계 처리 사항을 모두 들여다보고 있어 감리 완료까지는 6개월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게다가 금감원이 올해 기획감리 분야로 장기 공사계약과 관련한 회계처리 적절성 여부를 선정하고, 건설사들의 '고무줄 회계'를 집중적으로 감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자 다른 건설사들도 서둘러 손실 반영에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3분기 3900억원이었던 미착공 프로젝트파이낸스(PF)를 4분기에 모두 해소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5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8.65% 줄었고, 순이익은 18억원으로 95.57% 감소했다.

현대산업개발도 2012년 말 500억원이었던 미착공 PF 손실을 지난해 재무제표에 모두 반영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831억원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미착공 PF 잠재 손실은 현재 3조7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착공 후에야 손실을 처리해왔다. 건설사는 공사 비용을 예측해 재무제표에 반영하기 때문에 원가율 변동을 늦추면 회계 원칙이 허용하는 범위까지 손실 처리를 미룰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에선 건설사들이 지난해 해외사업장 손실을 반영했다면 올해는 착공하지 않고 금융비용만 부담해온 국내 사업장 부실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집계 결과 대형 건설사 6곳의 미착공 PF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4조2770억원에 이른다.

GS건설의 미착공 PF 규모가 1조5000억원으로 가장 크고 현대건설이 1조1000억원, 대림산업은 9290억원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4분기에 손실을 반영해 미착공 PF 규모가 1조1380억원에서 7470억원으로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가 되는 장기 미착공 PF는 대부분 금융위기 이전인 2005∼2006년 일으킨 것들"이라면서 "건설사들이 미분양이 우려돼 PF를 진행할 수도 중단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미착공 PF 손실을 적극적으로 반영한다면 올해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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