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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라는 거품

[기자의눈] K라는 거품

기사승인 2016. 12.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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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박병일 기자
박병일 생활과학부 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과 제품에 어김없이 붙던 ‘K’가 최순실 사태 이후 사용하기 부담스러운 징표가 돼버렸다. 그럼에도 뷰티시장에서는 아직 K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3~4년 전부터 급격히 늘어나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쇼핑 아이템으로 한국 화장품이 꼽히면서 K뷰티라는 말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상징처럼 돼 버렸다. 하지만 K뷰티라는 말을 되짚어보면 한국화장품 시장의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K푸드, K팝과 같은 한류 문화 콘텐츠들은 다분히 ‘한국적인’‘한국만의’ 특징을 강조하고 있다.

그럼 K뷰티는 어떨까. 지금의 K뷰티는 중국인과 동남아인들이 한국 여성과 연예인의 맑은 피부를 부러워하는 데서 시작됐다. 한국인 피부와 화장법에 대한 부러움과 궁금증이 K뷰티의 시작이자 끝이다.

그렇지만 뷰티제품은 피부에 직접 바른다는 점에서 인종·지역 등 개인편차가 크다. 이는 ‘K’의 대표성을 희석시켰다. 한국인과 비슷한 피부 타입을 갖고 있는 동양인에게만 적합한 제품이라는 한계와 편견도 고착화시켰다.

화장품은 현지화 전략이 중요한 산업이다.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일수록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신뢰도와 인지도는 낮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지 유명 유통채널에 입점한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K뷰티라는 말이 일상화되면서 국내 화장품 시장은 보이지 않는 거품으로 채워져 왔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수천개의 업체가 ‘제살 깎아먹기 식’ 경영을 펼치고 있다. 연구개발보다는 마케팅에 집착하고 장기적인 전략보다는 당장의 실적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만성화됐다. 거품이 낀 지난 성과에만 취한채 시장이 내포하고 있는 문제점은 보려하지 않는 듯하다.

K뷰티라는 거품을 치워야 할 때가 됐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이 있다. 전통의 미를 살리고 우리만이 갖고 있는 개성을 살리자는 의미다. 화장품도 큰 의미에서는 이 틀을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업계는 한국적인 화장품을 세계화시키는 것보다 세계적으로도 통할 수 있는 제품과 브랜드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K뷰티’라는 거품보다 ‘글로벌 뷰티’라는 실질적인 모토가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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