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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비할 데 없이 특별한 감정 안고 돌아갑니다”

[전문]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 “비할 데 없이 특별한 감정 안고 돌아갑니다”

기사승인 2019. 12. 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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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주한 중국대사, 6년 임기 회고
"비온 뒤 땅 굳어, 한·중 관계 더 견고해질 것"
[포토] 악수하는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와 우종순 한중경제협회 회장
추궈홍 주한중국대사(오른쪽)와 우종순 한·중경제협회 회장(아시아투데이 대표이사)이 27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주한중국대사 이임 리셉션에서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송의주 기자
역대 최장수 주한 중국대사인 추궈훙 대사가 31일 약 6년간의 한국 임무를 마무리 하고 중국으로 돌아간다. 이를 앞두고 추 대사는 지난 27일 서울의 한 호텔로 각계 인사들을 초청해 이임 리셉션을 열고 그간 업무와 한국 생활을 회고했다. 한·중 관계의 황금기와 어려운 시기를 모두 겪었다는 추 대사는 “비할 데 없는 특별한 감정과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돌아간다”며 이별의 말을 건넸다. 다음은 추 대사 이임 인사말 전문이다.

◇ “한·중 관계 어려운 시기 있었지만 정상 궤도로 돌아와”

2014년 2월에 한국에 부임한 이후 어느덧 5년 10개월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지난 6년 가까운 시간 동안 저는 한·중 관계가 활기차게 발전한 황금기를 경험했고, 잠시 동안의 어려운 시기도 겪었으며 한반도 정세의 수많은 변화들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한·중의 공동노력으로 양국 관계는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아왔습니다.

한·중 양국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적극적인 중재로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올바른 궤도로 다시 올라서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했던 지난 6년을 되돌아보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그 가운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 네 가지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 한·중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자 운명공동체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 첫 번째는 한·중 양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며 운명공동체로 서로 존중하며 협력해야만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6년의 시간 동안 한·중 관계에 기복이 있기는 했지만 전반적으로 여전히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먼저 한·중 관계가 질적인 발전을 이뤘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시진핑 중국 주석이 방한했을 때 양국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고 △이를 토대로 공동 발전을 실현하며 △지역 평화를 위해 힘쓰고 △아시아의 발전을 추진하고 세계 번영을 촉진하는 4대 동반자 관계를 수립해야 한다는 공통 인식에 도달했습니다.

4대 동반자 관계의 확립은 한·중관계가 더 이상 단순한 양자 관계가 아니라 지역적·세계적 양자 관계로 격상된 것으로 양국 관계가 질적으로 발전했음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재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유해를 중국에 인도했습니다. 제가 한국에 온 이후 가장 처음 참석한 중요한 활동이 바로 중국인민지원군 열사 유해의 첫 인도식입니다

그 후 저는 매년 이 인도식에 참석했고 지난 6년동안 한국은 중국에 총 599구의 열사 유해를 인도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높은 인도주의 정신과 중국 군인에 대한 존중을 보여준 것이며 더욱이 한·중 관계가 역사적 장벽을 뛰어넘어 관계의 질적 향상을 이뤘음을 반영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포토] 감사패 받는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김건 외교부 차관보(오른쪽)가 27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이임 리셉션에서 추 대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송의주 기자
교역·인적교류 역사적 진전…마라탕-화장품, 문화 교류 공고

또 양국간 교역액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서면서 역사적인 진전을 이뤘습니다. 이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이후 4년만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특히 한국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고 위안화 정산·결제 은행을 설립했으며 한국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창립회원국으로 가입하는 등 일련의 새로운 제도적 안배가 마련되면서 한·중 경제무역협력의 확대를 강력히 촉진시켰습니다.

양국 간 인적교류는 1000만명 시대로 접어들어 한·중 우호의 민의적 기반이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매주 1000여 편의 항공편이 양국을 오가고 있으며 양국은 각각 7만 명에 이르는 유학생을 상대국에 보내 공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 중국은 한국이 중국내 독립 운동 유적지를 보수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칭다오 맥주, 마라탕, 훠궈는 이제 한국인들이 찾는 미식의 새로운 기준이 됐고 한국의 화장품과 의류는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새로운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올해 광군제(11월11일) 쇼핑 페스티벌에서는 한국 제품이 수많은 중국인들의 쇼핑 카트를 가득 채워 그 매출액이 전체 3위에 올라섰습니다. 이렇게 양국 국민들 사이에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슈들은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을 더욱 가까워지게 했으며 한·중 우호의 민의적 기반을 공고히 다질 수 있게 했습니다.

◇ “시진핑 주석 내년 방한, 양국 관계 새롭고 큰 발전 이룰 것

한·중 양국은 가까운 이웃으로 형제처럼 때로는 이견이 생기고 심지어는 다투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서로를 진심으로 대하고 서로의 요구를 존중하기만 한다면 형제는 결국 형제이듯이 처음의 좋은 관계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한국의 속담처럼 관계가 더욱 견고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시진핑 중국 주석이 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고 리커창 총리도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한국을 방문할 계획이 있습니다. 한·중 관계는 중요한 발전기회를 새롭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양국 지도자들의 노력으로 내년에 한·중 관계가 반드시 새롭고 더 큰 발전을 이룰 것이라 확신합니다.

◇ “한·중 고위급 교류, 한반도 평화에 필수불가결한 역할”

제가 크게 느낀 점 두 번째는 한·중 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는 문제에 있어 이익이 가장 부합하고 입장이 가장 비슷하며 협력이 가장 효과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공헌이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지난해부터 한반도 정세에 주요하고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해 한반도는 사실상 중국이 주장한 쌍중단 국면에 들어섰습니다.

한·중 고위층 간 빈번하고 효율적인 전략적 소통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중 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은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정착시키고 비핵화를 실현하는 데 매우 중요하고 필수불가결한 추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인 근면성실함에 감탄과 존경심…조찬회 인상적”

제가 가장 느낀 점 세 번째는 한국인들의 근면·성실하고 지식을 탐구하며 배움을 좋아하는 정신이 저에게 감탄과 존경심을 갖게 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한국 각계·각층의 인사들로부터 종종 연설 요청을 받았는데 대부분 조찬회 형식의 모임이 많았습니다. 이는 제가 다른 나라에서는 경험해 보지 못한 일입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해가는 한국의 민족 정신을 충분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은 황폐하고 가난하고 낙후된 국가에서 짧은 시간에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국제적으로 쟁쟁한 다국적 기업들을 배출해내면서 국제사회의 존중을 받는 성공한 국가가 됐습니다. 이는 한국 국민들의 이런 정신 덕분입니다.

한국은 아시안 게임과 올림피을 개최했고 최근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와 APEC 정상회의, 핵 안보 정상회의를 주최하며 국제적 영향력과 발언권이 계속 강화됐습니다. 이 역시 한국인들의 이런 정신 덕분입니다.

◇ “창덕궁 비원 단풍나무·성균관대 명륜당 은행나무…한국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

제가 가장 크게 느낀 점 네 번째는 한국의 유구한 역사와 문화적 저력과 수려한 자연경관에 큰 매력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한국 각계 인사들의 초청으로 저는 운 좋게 한국의 여러 지방을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저마다 특색 있는 크고 작은 거리를 다니며 따뜻하고 우호적인 한국인들의 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창덕궁 비원의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와 성균관대학교 명륜당의 오래된 은행나무는 저를 한국의 아름다운 가을 속에 푹 빠져들게 했습니다. 또한 하동 지역의 오래된 역사와 순박한 인심은 현대화된 유기농 친환경 농업과 훌륭하게 융합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한국의 매력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 “6년간의 성과, 한·중 각계의 지지 덕분…두 나라 발전 위해 계속 노력할 것”

한국에서 일하고 생활했던 지난 6년을 되돌아보면 제 스스로 충실하게 보낸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난 6년간의 저의 업무가 한국분들의 인정을 받고 일부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면 이는 제 자신의 노력도 일부 있겠지만 그 주된 공로는 한·중 관계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끈 양국의 지도자와 저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한국 각계 인사분들에게 있으며, 저와 고락을 함께 하며 같이 힘써준 중국대사관 동료들의 도움 덕분이었습니다.

저는 이임을 앞두고 여러분께 진심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양국 지도자와 한국 각계 친구 여러분, 각국의 주한 외교사절 여러분, 그리고 저의 동료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만남과 헤어짐에는 결국 때가 있으니 훗날 우리의 만남을 다시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한국에 대해 비할 데 없이 특별한 감정과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안고 이임하여 귀국하겠습니다. 저는 귀국 후에도 계속 한국에 관심을 갖고 계속해서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해 미력하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포토] 추궈홍 주한중국대사 이임 리셉션
추궈홍 주한중국대사(가운데)와 부인 리산 여사(추 대사 오른쪽)이 27일 서울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주한중국대사 이임 리셉션에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내빈들과 함께 건배를 하고 있다. / 송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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