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lip20190110085918 | 0 |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김덕규 병장(가운데 앉아있는 장병)이 해군 복무 중에 취득한 자격증 15개를 펼쳐 보이며, 소속 부대원들과 환하게 웃고 있다. 해군은 장병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해군 |
|
“해군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멋지게 살아보고 싶다.”
해군 장병이 군 복무 중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해군2함대 보급지원대 소속 김덕규 병장(26)이다.
김 병장은 2017년 5월 자대 배치 이후 11일 전역하는 날까지 2달에 1개 이상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이 해군 복무 중에 취득한 자격증은 무역·회계 분야 8개, 행정·실무 분야 5개, 교양 분야 2개로 총 15개에 이른다.
무역·회계 분야에서 유통관리사 2급, 국제무역사 1급, 매일경제테스트 최우수, 신용분석사, 외환전문역 1·2종, 물류관리사, 경제이해력검증시험 2급이다. 행정실무 분야는 정보처리기능사, ITQ 한글/한쇼/엑셀/인터넷이다. 교양분야에선 한국사 1급, 한국어능력 4급을 취득했다.
김 병장은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과를 다니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해군에 입대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에도 취업을 위해 전공 관련 자격증을 5개나 취득했다.
◇ ‘자격증 왕’ 비결엔 선임 도움 커…부대 내 자격증 붐 일기도
김 병장이 ‘자격증 왕’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김우진 예비역 병장(22세)의 도움이 컸다.
지난해 7월 전역한 김우진 예비역 병장도 해군 복무 중에 15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당시 일병이던 김 병장은 김우진 병장을 부대 독서실에서 처음 만났고, 이에 용기를 얻어 자격증 공부를 결심했다.
김 병장의 부대 직책은 유류병으로 함정에서 발생한 빌지(Bilge)를 처리해주는 임무를 수행한다. 빌지는 함정 밑바닥에 고여 있는 물과 기름의 혼합물이다.
하루 일과가 끝나고 생활관으로 복귀하면 온 몸에 기름 냄새가 배는 고된 일이다.
그럼에도 김 병장은 모범적인 군생활로 지난해 2함대사령관 상장과 군수전대장 상장을 받았다.
힘든 여건 속에서 김 병장에게 도움이 된 것은 해군의 취업지원 정책이었다. 해군은 청년장병들의 취업 강화를 위해 부대별 자격증 관련 도서를 구비하고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 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야간에도 장병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김 병장은 주로 부대 독서실과 사이버지식정보방을 활용했다. 김 병장은 공부 시작 2개월 만인 2017년 7월 군 복무 중 처음으로 유통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병장의 자격증 취득이 이어지자 부대 내 자격증 취득 붐이 일었다.
매달 늘어가는 김 병장의 자격증을 보며 전역 후 진로를 고민하던 장병들이 하나 둘씩 공부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작년 8월에는 김 병장과 같이 공부하던 장병 5명이, 11월에는 장병 3명이 함께 자격증을 취득했다. 대부분 김 병장과 동일한 자격증이다. 김 병장과 장병들이 함께 스터디 그룹을 만들어 공부한 결과다.
김 병장은 “부대에서 열심히 임무를 수행하면서 일과 이후에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모두 놓치기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병장은 “다행히 부대에서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줘 스스로의 목표를 이루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상곤 해군본부 전직지원정책과장(대령)은 “김 병장이 군 복무 중에 열심히 공부해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던 것처럼 더 많은 장병들이 일과 이후 자기계발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