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적한 이탈리아 주재 北대사대리 조성길 | 0 |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공관을 이탈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오른쪽에서 두번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작년 3월 이탈리아 베네토 주의 트레비소 인근에서 열린 한 문화 행사에 참석한 모습. 조 대사대리의 오른쪽은 이탈리아 상원의원 발렌티노 페린, 왼쪽은 파라 디 솔리고의 교구 사제인 브루노네 데 포폴 신부이며, 가장 왼쪽은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탈리아의 외교관. / 로마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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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 주(駐)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44)의 행방이 묘연하다. 이탈리아에 은신하며 망명을 기다리고 있다는 관측과 미국이나 영국으로 이미 망명했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이탈리아 최대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는 5일(현지시간) 조 대사대리가 먼저 제3국으로 도피했다가 다시 이탈리아로 돌아왔고, 현재 이탈리아 정보당국의 보호를 받으며 망명 등의 해법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제3국이 어디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조 대사대리가 정확히 언제, 어떤 이유로 잠적했으며 현재 어디에 있는지 등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탈리아 정보당국이 11월 이미 제3국에서 은신 중이던 조 대사대리를 찾아내 데려왔고 이 과정에서 미국 정보기관과의 긴밀한 공조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또 신문은 조 대사대리의 잠적을 인지한 이후 북한 당국이 특수 요원들을 로마에 긴급 파견했지만 조 대사대리의 체포에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로마에서 발행되는 일간 일메사제로는 “조성길이 이미 미국 또는 영국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잠적 초기에 이탈리아 정보기관이 조 대사대리를 보호하고 있다가 미국에 넘겼고, 미국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에 있는 공군기지를 통해 대서양을 가로질러 미국으로 데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구체적인 분석까지 나왔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조 대사대리 망명설에 “내부지침에 따라 답변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일메사제로는 북·미 간에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조 대사대리가 유럽 국가 중 보안 유지 등에 유리한 영국에 이미 망명했을 가능성도 설득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한에서 파견된 특수요원들이 조 대사대리를 붙잡아 평양으로 보냈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보도도 함께했다.
한편 3년 전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5일 조 대사대리의 한국행을 권하는 편지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외교관들에게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며 “서울에서 함께 의기투합해 북한의 기득권층을 무너뜨리고 이 나라를 통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