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도네시아 ‘피봇 투 무슬림’, 이슬람 국가 공략 통해 무역전쟁 압력 낮추기

인도네시아 ‘피봇 투 무슬림’, 이슬람 국가 공략 통해 무역전쟁 압력 낮추기

기사승인 2019. 01. 15. 14:4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C3DCFA0-F74A-4E44-AE83-5302D7436C21_w1200_r1_s
사진출처=/AP, 연합
세계에서 가장 무슬림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가 자국이 가진 무슬림 국가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활용, 새로운 무역시장 개척과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하방압력 낮추기에 나서고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섬유·신발·팜원유 중 상당수가 무슬림 국가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는 가공 식품이나 열차 등 여타 물품의 수출 또한 증진시키기 위해 무슬림 국가들을 향한 러브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조코 위도도(일명 조코위) 대통령은 지난 수년간 터키·파키스탄·방글라데시·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 국가들을 순방하며 이들과의 관계 강화에 나섰다.

인도네시아가 최근 추진하는 ‘피봇 투 무슬림(무슬림 국가로의 중심축 이동)’ 현상은 전례가 없는 수준.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13개 국가에 무역 사절단을 파견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이 알제리·방글라데시·모로코·파키스탄·사우디·튀니지 등 무슬림 국가에 집중됐다. 이뿐만 아니라 올해 인도네시아가 마무리 짓고자 하는 양국 간 무역협정 역시 9개 중 5개가 이란과 터키 등 무슬림 국가들이다. 엔가르티아스토 루키타 인도네시아 통상부 장관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은 다른 나라들이 적극 진출하고 있는 잠재력있는 시장”이라며 “우리라고 진출하지 못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무슬림 국가와의 무역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바로 이웃에 위치한 말레이시아를 제외하면 교류가 그리 많지는 않았다.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미국·일본·한국·동남아 국가들 등 전통적 파트너국과의 교역을 더 중시해왔다.

그러나 미·중 무역전쟁이 갈수록 심화되며 인도네시아의 수출에도 하방압력을 가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전통적 파트너들 외의 다른 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인도네시아의 수출은 2018년 1~11월 기준 지난해 동기 대비 7.7% 성장한 1658억 달러로 정부가 목표로 한 11% 성장률에 미치지 못했다. 반면 수입은 1733억 달러로 22%나 증가했다. 2017년 같은 기간 120억 달러 흑자에서 2018년에는 75억 달러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루키타 장관은 “무역전쟁은 인도네시아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여러 나라들의 구매력이 저하되는 등 간접적인 영향이 막대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무슬림 국가들의 구매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세계 무슬림 인구는 18억명가량으로 전체 인구의 24%를 차지하는 거대한 시장이다. 톰슨 로이터와 디나르 스탠더드가 발표하는 ‘2018/19 글로벌 이슬람 경제 보고서’에 따르면 이슬람 경제는 2023년 3조70억 달러(약 3369조원) 규모로, 2017년 대비 42.7%의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 통상부의 오케 누르완 국제무역 담당 국장은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국’이라는 인도네시아의 지위가 무슬림 국가들에 자국 상품을 구매해 달라고 로비를 벌이는데 있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컨대 중국 상품과 경쟁할 경우 우리는 유사한 가이드라인을 가진 ‘무슬림 국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어필한다”며 이 전략이 상당히 효과적으로 먹혀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對) 파키스탄 수출을 언급하면서 2013년 양국이 ‘특혜적무역협정(PTA)’을 체결하기 전까지 연간 2억 달러에 불과했던 인도네시아의 대 파키스탄 수출액이 현재는 연간 20억 달러로 드라마틱하게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레트노 마르수디 인도네시아 외교부 장관도 중앙아시아의 무슬림 국가들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과의 교역량이 지난 수년 간 100%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