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생이는 철분, 칼슘, 요오드등 무기염류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어린이의 성장 발육 촉진에 효험이 있는 데다, 변비나 다이어트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서, 요사이는 많이들 드시는것 같습니다. 또 현대인들은 음주와 흡연으로 신체가 산성체질로 되는 경우가 많은데, 매생이는 강 알카리성 식품으로 산성화된 체질을 중화시켜 성인병을 예방하는데 아주 좋은 효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매생이의 성분들은 혈액내 알코올도 중성화시켜 술안주로도 좋답니다. 혈액내의 유해한 콜레스테롤 녹여주어 수치를 낮춰주어 고혈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한그릇 왔습니다. 굴과 양념을 참기름으로 볶은 후 매생이를 넣어 살짝 끓여 간한 국입니다. 아시나요? 김이 나지 않지만 생각보다 뜨겁습니다. 숟가락으로 살짝 저어보면, 짙은 초록색 매생이가 스르르 풀어집니다. 바다에서 갓 따온듯한 이 짙은 초록. 바다가 그릇에 담긴것 같습니다. 이 향긋한 바다냄새. 싱싱한 겨울바다의 느낌. 한 수저 떠 먹어봅니다. 뜨거운데도 시원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담담한 감미입니다. 목젖을 타고 넘을때에도 참 부드러운 맛입니다. 후후 불면서, 국물을 들이키면, 어제 고생한 속이 매생이처럼 풀어지는 것 같습니다. 밥을 조금 말아서 먹습니다. 모나지 않고, 달고 바다향 가득한, 참 착한 식감이어서, 뱃속뿐아니라 마음까지 행복해집니다.
남도지방에는 '미운 사위에 매생이국 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매생이국은 아무리 끓여도 머리카락보다 가는 매생이에 열이 갇혀서, 김이 잘 나지 않아 모르고 먹다가, 입안에 온통 화상을 입기가 쉽기 때문이라 합니다. 후 후 잘 불어가며 먹어야하지요. 옛날, 사위가 딸에게 잘해 주지 않으면 친정 어머니가 말로는 하기 힘들고, 밉기는 하고, 매생이국을 끓여 주었다는 거지요.
정 일근 시인의 '매생이'라는 시 입니다.
다시 장가든다면 목포와 해남 사이쯤
매생이국 끓일 줄 아는 어머니를 둔
매생이처럼 달고 향기로운 여자와 살고 싶다.
(중략)
남쪽에서 매생이국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차가운 표정 속에 감추어진 뜨거운 진실과
그 진실 훌훌 소리내어 마시다 보면
영혼과 육체가 함께 뜨거워지는 것을.
아, 나의 아내도 그러할 것이다.
뜨거워지면 엉켜 떨어지지 않는 매생이처럼
우리는 한몸이 되어 사랑할 것이다.
한때 매생이는 김양식장 대나무발에 거치적거리는 애물단지로 취급받기도 했다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매생이를 찾는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서 매생이에 김이 일부 보이면 오히려 김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답니다. 심지어는 “바다의 귀족”이라고도 불린다고 합니다. 청정해역에서만 난다고요. 그렇습니다. 세상일 알 수 없습니다. 딱 지금이 제철인 매생이. 팔팔 끓여도 김이 나지 않는, 달고 향기로운 매생이. 오늘같이 추운 겨울날, 시원하게 굴 넣어 끓인 매생이 국 한그릇 어떠신지요. 천천히 음미하시면서 드세요. 절대 입을 데시면 안됩니다. 우리는 딸에게 잘 못하는, 미운 사위가 아니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