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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공정위 챙긴 청와대…‘김동연 패싱론’ 힘받아

[취재뒷담화]공정위 챙긴 청와대…‘김동연 패싱론’ 힘받아

기사승인 2017. 09. 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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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국민들에게 격의 없이 다가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탈 행보가 8월 31일 세종에서도 재연됐습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여성가족부 핵심정책토의(업무보고)에 참석한 문 대통령이 점심시간에 예고도 없이 공정거래위원회 내 구내식당을 찾은 것입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던 공정위 직원들은 문 대통령의 방문에 놀라면서도 악수를 나누며 셀카 촬영을 하는 등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다자녀(다둥이) 부모 공무원, 휴직 복귀 공무원 등 20여명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함께 식사하며 이들을 격려했습니다.

공정위 대변인실조차 전혀 알지 못했던 이날 문 대통령의 깜짝 방문은 지난주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김상조 위원장의 제의에 의해 이뤄졌다는 후문입니다. 김 위원장이 업무보고차 세종청사를 방문할 때 공정위에도 들러 직원들을 격려해주면 어떻겠냐고 제의했고, 평소 소통을 강조했던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죠.

김 위원장은 국무회의 등 공식자리서 정책 관련 제의 등 가장 많은 발언을 하는 국무위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기자간담회나 브리핑을 통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는 화통한 모습을 자주 보였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공정위가 국민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핫한’ 부처로 떠오른 배경인 셈입니다.

이에 비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무회의 등에서의 발언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소득·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등 증세 이슈와 관련해서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등 실세 장관들의 추진 주장 발언에도 침묵했다고 전해지면서, 이른바 ‘김동연 패싱론’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증세 같은 주요 경제정책이 경제 컨트롤타워인 김 부총리를 ‘건너뛰고(패싱)’ 정권 실세들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는 것이죠.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듯 김 부총리는 8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김동연 패싱론’은 사실과 다르다며 “주요 정책에 (자신의)의견이 반영되고 있다”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김 부총리는 8월 30~31일 이틀간 불교 조계종 자승스님과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만나 정부의 종교인 과세 방침을 설명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종교인 과세는 2015년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에 따라 내년부터 본격 시행될 예정이지만, 국정기획자문위원장 출신의 김진표 의원이 2년 유예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물론 김 부총리는 이 같은 ‘2년 유예안’에도 불구하고 종교인 과세는 예정대로 내년에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김동연 패싱론’으로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 김 부총리가 또다른 정권 실세의 견제를 뚫고 종교인 과세라는 뜨거운 감자를 어떻게 요리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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