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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쿠팡 자체배송 확대’도 회사 탓? 연휴 앞두고 택배노조 파업 ‘전운’

[취재후일담] ‘쿠팡 자체배송 확대’도 회사 탓? 연휴 앞두고 택배노조 파업 ‘전운’

기사승인 2022. 08. 2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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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택배노동조합 한진본부가 25일 한진 본사 앞에서 생계 유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지선 기자
전국택배노동조합 ㈜한진본부가 쿠팡 물량 이탈로 인해 기사들이 생계 곤란에 처했다며 사측 대응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한진 전체의 쿠팡 물량 700만개 중 절반이 이탈했고, 따라서 건별로 임금을 받는 택배기사들이 받는 수수료도 줄어들었기 때문이죠. 이에 택배노조는 파업을 불사하고 생계 유지를 위한 특별수수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에 추석 연휴를 앞두고 또 한번 '물류대란'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고객사가 결정한 물량 축소마저 회사 탓으로 돌리며 고객에 전해져야할 택배를 볼모로 '생떼'를 부린다는 지적도 내놓습니다. 또 업계에서는 노조의 빈번한 파업이 결국 '제 살 깎아먹기'라는 우려도 내비칩니다. 서비스 고도화로 고객사를 확보해야 하는 시기에 배송 차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5일 택배노조는 서울 중구 한진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물량 감소에 대해 본사 차원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진이 배송을 대행하던 쿠팡이 자체 배송을 늘리면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약 360만개 물량이 빠져나갔기 때문입니다.

택배노조는 사측인 대리점협회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만, 생계 유지를 위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본사 차원에서 생계 보장을 위한 특별 수수료를 지급하고, 물량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총파업 투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진 측은 실효성 있는 대응을 이미 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현재 수입 감소 대책으로 본사 영업 강화를 통해 110만 박스, 각 대리점과 택배기사의 세일즈 프로모션을 통해 260만 박스 등 총 370만 박스 물량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난달 14일부터 택배기사의 사용주를 대표한 한진택배 대리점 연합회와 택배노조간 택배현장의 안정화, 원활한 노사 관계 확립, 쿠팡 물량 대책 수립등에 대해 6차에 걸쳐 노사간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노조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총파업 불사 의사 표현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쿠팡 등 유통회사발 배송 물량 축소는 택배회사 자체의 탓이 라기보다는, 주요 고객사인 유통업계의 '효율화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자체 배송을 통해 물류 과정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죠. 특히 물량이 집중되는 추석연휴를 앞두고 다시 파업 우려가 나오게 되면, 고객사나 물건을 받아보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믿고 물류 대행을 맡기기가 더 어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택배업계는 노사가 함께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유통업체의 자체배송에 대응하기 위해 합심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노사가 노력해 모두의 불편을 야기하고, 경쟁력도 떨어뜨릴 수 있는 파업까지 치닫지 않도록 양보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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