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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보험상품 비교 플랫폼’ 빅테크 종속 우려에 전전긍긍 보험사들

[취재후일담]‘보험상품 비교 플랫폼’ 빅테크 종속 우려에 전전긍긍 보험사들

기사승인 2022. 08. 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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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서영_신분증_웹
금융증권부 윤서영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혁신서비스로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하도록 허용하면서 보험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하게 될 경우, 보험사들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란 생각에서입니다. 실제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빅테크들이 보유한 고객 규모만 보더라도 보험사들보다 우위에 있습니다. 빅테크들이 앞으로 출시하게 될 온라인 플랫폼에 보험사가 종속돼 사실상 보험 제조업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이같은 우려에 금융위원회는 온라인 플랫폼에선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추천만 하고 판매는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복잡한 구조의 고액 상품은 제외해 설계사의 영역을 남겨뒀지만, 이번 플랫폼을 두고 보험업계의 반발이 가장 컸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금융위가 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에서 보험사마다 비교상품 허용 범위와 판매 여부 등 의견이 전혀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선시한 것은 '소비자의 편익'입니다. '모두가 100% 만족하는 방안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기조 하에,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혀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입니다.

문제는 온라인 플랫폼이 비교 추천하는 상품에 대한 '공정성'과 보험사와의 수수료 산정 문제입니다. 온라인 플랫폼 특성상, 특정 회사 위주의 상품을 많이 노출시켜 고객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대형 보험사가 온라인 플랫폼과 독점적인 제휴를 한다면 중소형사들의 진입이 어려워질 것이란 의견입니다.

여기에 플랫폼사들이 보험사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란 문제도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부과된 수수료가 보험상품에 책정돼 소비자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입니다. 지난 2020년,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형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 견적 비교 서비스를 참여하기로 했다가 높은 수수료 때문에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금융위는 편중된 보험상품 추천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알고리즘 분석 등 합리적인 규제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수수료를 소비자에게 공시해 과도한 수수료 부과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르면 오는 10월,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보험상품 비교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지만, 합리적인 방안이 나올지는 미지수입니다. '소비자의 선택권'이라는 틀 아래 과도한 수수료와 형평성 문제로 소비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들을 통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장치가 선행돼야 빅테크와 보험사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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