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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독자경영 6년, 도약 준비하는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마켓파워] 독자경영 6년, 도약 준비하는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

기사승인 2023. 09.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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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엔데믹에 바이오 주춤
인적분할·매각 등 사업재편 나서
지주사 차원 "친환경 에너지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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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그룹 내 '한 지붕 두 가족'인 최창원 부회장의 SK디스커버리가 '친환경 에너지'로 체질개선을 선언했다. 자회사 SK디앤디의 인적분할을 통해 '에코그린(가칭)'을 신설, 태양력·풍력발전·연료전지 등 사업에 더욱 집중하며, 또 다른 자회사 SK가스는 수소사업(수소·암모니아 도입·판매)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백신 수혜 바탕으로 2020년과 2021년 실적 성장을 이끌었던 '바이오'는 축소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호재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SK케미칼이 제약사업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바이오사업을 SK바이오사이언스로 집중한다는 해석보다는 그린케미칼(친환경 소재 사업)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으로 분석되는 상황이다.

사업재편의 과정에서 자금줄은 최초 LNG·LPG 듀얼 복합발전소 가동을 앞둔 SK가스가 담당할 가능성이 크다. SK가스는 듀얼 발전소의 내년 본격 가동으로 인해 2025년 세전이익 5000억원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인적분할을 통해 에너지 전문회사인 에코그린을 설립한다. 기존 부동산·에너지 사업을 분리하며, 분할 비율은 존속법인(SK디앤디) 약 77%, 신설법인(에코그린) 약 23%다. 에코그린이 친환경 에너지(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영위하며, SK디앤디는 부동산 개발·운용을 담당한다.

이는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한층 더 힘을 싣는 행보이다. 부동산과 친환경에너지 등 연관성이 낮은 사업이 분리됨에 따라, 전문성이 강화된다는 평가다. 특히 SK디앤디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2021년 17.8%, 2022년 24.4%로 상승세를 보였으나 2023년 상반기 9.9%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11.15%)와 비교했을 때 1.25%포인트 하락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SK디앤디는)여태껏 각 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라며 "이번 분할을 계기로 각 사업이 전문 영역으로 나눠질 경우, 시장 재평가와 함께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물적분할을 선택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SK디스커버리가 친환경 에너지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신설회사의 신주를 기존 회사 주주에게 지분율에 따라 배정하는 인적분할을 선택, 에코그린이 SK디스커버리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탄생하기 때문이다.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 내 속해 있지만, 중간 지주사로서 '독자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과 SKC, SK스퀘어, SK디스커버리를 중간지주사로 두고 있다. 이 중 SK이노베이션과 SKC, SK스퀘어는 최태원 회장이 SK(주)를 통해 지배하고 있으나, SK디스커버리는 최태원 회장의 사촌동생이자, SK그룹 창업자인 고 최종건 회장의 막내아들 최창원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SK(주)가 SK디스커버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최태원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SK디스커버리 지분은 0.11%에 불과하다.

지난 2017년 12월 SK케미칼의 인적분할해 출범한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역할만 하고 있다. SK케미칼과 SK가스, SK디앤디, SK플라즈마, 한국거래소시스템즈를 자회사로, SK바이오사이언스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번 SK디앤디의 인적물할을 통한 에코그린 신설을 SK디스커버리의 체질개선으로 보는 이유는 최근 성장세를 보였던 바이오가 주춤하고 있는 점도 한 몫 한다. SK케미칼의 라이프사이언스 비즈(백신, 정제, 패취 등) 부문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백신 관련 수혜를 받으며 성장세를 보여왔으나, 올해 들어 코로나19가 종식되면서 매출이 주춤하고 있다.

SK케미칼의 라이프사이언스 부문의 매출은 2021년 1조2292억원이었으나 지난해 7707억원으로 감소했으며, 올해 상반기는 21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2% 줄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도 비슷하다. 2021년 매출 9290억원에서 작년 4567억원으로 50.9%가, 올 상반기는 471억원으로 79.1% 급감했다.

특히 SK케미칼은 현재 글랜우드PE와 MOU를 체결, 제약사업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자금이 SK케미칼의 친환경 소재 사업인 그린케미칼에 집중하기 위한 재원으로 쓰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력 자회사인 SK가스 또한 수소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울산광역시 내 집약적인 인프라 확보를 통해 향후 수소와 암모니아를 도입·판매할 방침이다.

체질개선 동안의 자금줄은 SK가스가 여전히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LPG 1톤트럭 판매 증가로 LPG 판매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LNG·LPG 듀얼 발전소 가동효과까지 더해져 2025년 세전이익 5000억원, 2030년 750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의 일환으로 중간배당 지속 시행도 약속했다.

이와 관련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구체적인 결정은 계열사 관계자들이 하는 것이겠지만, 지주사 차원에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사업 비지니스 모델을 구축해가고 있는 것은 맞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포커스가 많이 실려있는 상황은 맞지만, 바이오나 제약 사업을 축소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니며, 이 사업들도 건강 증진을 위해 꾸준히 비지니스 영역으로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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