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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다시 조카의 난?…금호석화 박철완 전 상무, 사모펀드 동원

[마켓파워] 다시 조카의 난?…금호석화 박철완 전 상무, 사모펀드 동원

기사승인 2024. 02. 19.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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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구 회장·박철완 전 상무 신경전
사모펀드 위임 통해 경영진 견제 행보
지배구조 개선·소액주주 권익 보장 요구
일각, 자급 회수해 지분정리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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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개인 최대주주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가 행동주의 사모펀드 차파트너스 자산운용과 손잡으면서 다시 한번 분쟁 불씨를 당겼다. 회사를 지배하는 박 회장의 자사주를 통한 경영권 강화와, 이를 막기 위한 박 전 상무간 신경전이라고 재계는 해석 중이다.

박 전 상무의 자사주 지분은 10% 가량으로, 2021년 박 회장과 특수관계를 해소한 이후 지속적으로 현 경영진을 견제해왔다. 이번에도 차파트너스에 권한을 위임하면서 자사주 미소각을 지적,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박 회장 측 우호지분은 15% 수준으로, 이미 지분 측면에서는 박 전 상무를 앞서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지난 2021년 가족을 동원해 지분을 확보한 이후 지분율에 큰 변동은 없다. 만약 박 회장 측이 자사주를 백기사에 넘긴다면 의결권을 더 확보할 수 있어, 박 전 상무는 이를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시도가 자금 회수를 위한 행보라는 분석도 내놓는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이 '저평가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오른데다 경영권 확보시도가 여러 차례 무산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지난 15일 행동주의 사모펀드 차파트너스에 지분 권한을 위임하며 경영권 분쟁을 재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지분 8.23%를 가진 개인 최대 주주이자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 2021년 작은아버지인 박찬구 회장과 특별관계를 해소한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박 전 상무는 "회사 기업 거버넌스 개선,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차 파트너스에 위임하기로 했다"며 "차파트너스는 금호석화 전체 주식의 18%에 달하는 미소각 자사주가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해 부당하게 활용될 가능성과 이사회 독립성 결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박 전 상무 측 지분은 본인과 장인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 및 가족들의 지분, 새로 특별관계를 형성한 차파트너스까지 모두 합해 10.78% 수준이다. 2021년 이후 허 회장이 주식 소량을 수차례 매수하긴 했지만, 지분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정도다.

그럼에도 사모펀드를 동원해 경영권 분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상무가 꾸준히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은 18% 수준의 자사주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화의 자사주 활용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왔다. 특히 지난 2022년 금호그룹과 OCI의 자사주 교환에 대해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앞선 2021년 금호석유화학 계열사인 금호피앤비화학과 OCI그룹이 설립한 말레이시아 자회사가 합작법인을 설립할 당시 자사주를 교환했는데, 박 전 상무는 이를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지난해 법원에서 기각됐으나 항소를 결정했다.

현재 박찬구 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 딸 박주형 부사장 등의 지분은 15% 수준이지만, 이처럼 자사주를 활용한다면 지배구조를 더 공고히 다질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이를 양도하거나 매각하면 백기사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OCI그룹이 보유한 금호석화 지분도 박 회장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다만 박 전 상무가 지분율 측면에서 불리한 입장임에도 지속적으로 견제에 나서며 승계를 추진하는 박 회장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자녀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실적도 악화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을 발표한 이후 주주환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진 만큼, 행동주의 펀드와 손잡은 박 전 상무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박 전 상무가 기존 주주제안과는 다르게 구체적인 경영 개선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차차 지분을 정리할 계획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내놓는다. 금호석화가 가치가 저평가된 이른바 저PBR주로 분류되면서 최근 주가가 오른 만큼, 지배구조 개선을 빌미로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여러 차례 주주제안을 시도했으나 주주총회 표대결까지 가서 무산됐던 바 있어 경영권보다는 주가를 올리려는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사모펀드와도 엑시트(자금회수)를 논의하기 위해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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