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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내수업에서 수출업으로 변신한 제지업계

[취재뒷담화]내수업에서 수출업으로 변신한 제지업계

기사승인 2017. 01. 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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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한 제지업체 관계자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전형적인 내수업종이었던 제지업이 요즘엔 수출을 더 중시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아예 한술 더 떠 “수출이 없다면 (제지업이)먹고 살기 힘들 것”이라고까지 말하더군요.

국내 제지업계는 1990년대 들어 대규모 설비증설에 나섰습니다. 특히 인쇄용지 부문을 크게 키웠는데, 당시로서는 지금과 같은 미디어 환경이 자리잡기 전이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으로 상징되는 디지털 매체로의 변화입니다. 농담 같지만 지구상에 스티브 잡스를 제외한 어느 누가 이런 변화를 상상이나 했을까요.

종이신문이나 잡지, 즉 오프라인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자 인쇄용지를 생산하는 제지업계에도 충격이 왔습니다. 과거 30년 동안 국내총생산(GDP)보다 높은 성장률을 구가했던 제지업계는 온라인이라는 파고를 넘지 못한 채 낮은 수준의 성장세와 공급증가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며 눈을 돌린 것이 바로 수출입니다. 중국이 대표적이죠. 발행되는 신문이나 잡지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나라가 요즘의 중국입니다. 당연히 종이, 특히 인쇄용지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 우리의 90년대 풍경 같다고나 할까요. 산업용지도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 판매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합니다.

업계 1위인 한솔제지의 경우 생산량의 절반을 중국, 미국, 일본, 홍콩 등에 수출합니다. 연결된 종속법인들도 한솔아메리카, 한솔덴마크, 한솔스웨덴 등 거의 대부분이 외국에 적을 두고 있습니다.

하룻밤 사이에도 어제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는 세상입니다. 기업의 경영환경도 이에 따라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변화에 잘 적응하거나 선도하는 기업은 소위 지속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겠지요.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업의 특성까지 바뀌는 모습을 제지업에서 실감해봅니다.

참고로 올해는 대선의 해입니다. 대표적인 선거 수혜주가 바로 제지업체입니다. 헌재가 탄핵 결정을 인용한다면 제지업 특수가 조금 앞당겨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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