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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4110원으로 빅맥 1개 사면 710원 남아

최저임금 4110원으로 빅맥 1개 사면 710원 남아

기사승인 2010. 06. 11.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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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노동계, 내년 임금 전쟁…한국은 OECD 17위 수준
류정민 기자]올해 최저임금인 시급 4110원을 받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1시간동안 일하면 3400원짜리 빅맥 하나를 사고 710원이 남는다.

이를 적정 수준의 최저임금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저임금을 둘러싼 노동계와 경영계의 논리싸움이 올해도 반복되고 있다.

1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노동계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올해보다 26% 인상한 시급 5180원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영계는 현행 4110원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시급 4110원은 하루 8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했을 때 지난해 우리나라 임금 근로자 월 평균 급여액 216만6477원(노동부 사업체임금근로시간실태조사)에 비해 38.6% 수준의 금액이다

노동계 주장은 이 같은 최저임금을 최소한 평균 급여의 절반수준으로 끌어올려야 빈부 격차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복지비용 부담도 줄이고, 내수도 진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경영계는 2000년을 기점으로 올해까지 평균 9.5% 인상된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이 물가상승률(3.1%)과 명목임금상승률(5.9%)보다 지나치게 많이 오르고 있어, 영세 중소기업에 부담이 되고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경영계는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를 이유로 오히려 5.5% 삭감한 시급 3770원을 제시했었다.

그렇다면 국제 기준과 비교해 봤을 때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얼마가 적정 할까.

최저임금 국제비교에서 흔히 인용되는 것이 바로 맥도날드 햄버거 지수다.

최저임금은 각국의 임금 정의, 계산방식, 포괄대상자 범위, 조사방식 등이 상이해 단순비교가 어렵지만 맥도날드 햄버거 식당은 세계 140여개 국가에 존재하고 있으며, 국가에 관계없이 거의 동일한 기술을 사용해 거의 동일한 제품을 생산해내기 때문에 비교가 용이하다는 것이다.

최근 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최저임금으로 하나의 빅맥만을 구매할 수 있는 반면, 미국, 영국, 벨기에, 네덜란드, 일본, 프랑스 등이 모두 2개의 빅맥을 구매할 수 있으며 호주는 4개 정도까지 빅맥을 구매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알바생들은 이들 해외 국가와 달리 한 시간 일해서 빅맥 버거만 먹을 수 있지 음료나 감자튀김은 먹을 수 없다는 얘기다. 이는 곧 최저임금 계층의 상대적 빈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빅맥 지수 외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풀타임 근로자 기준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비율은 0.32로서 법정최저임금제도가 있는 OECD 회원국 21개국 가운데 하위권인 17위였다.

국제노동기구(ILO)간 비교에서도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한국의 경우 28.9%로 59개국 가운데 48위 였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대비 한국의 최저임금 상대적 비율은 한국이 39.4%로서 99개국 가운데 57위를 기록해 경제력에 비해 최저 임금은 하위수준을 보였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소장은 “최저임금 인상률이 평균 임금 인상률보다 높으면 저임금계층과 불평등이 줄어야 함에도 우리나라는 줄지 않고 구조화되는 현상을 보이는데 이는 법정 최저임금조차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법정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을 위한 정부의 근로감독과 벌칙강화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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