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이보영·박해진 “다가올 불행 모른 채 애잔한 슬픔 나눠”

[친절한 리뷰] ‘내 딸 서영이’ 이보영·박해진 “다가올 불행 모른 채 애잔한 슬픔 나눠”

기사승인 2012. 12. 17. 11: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슬픈 대사…이상우 "그러니까 누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 줘"
이서영 역의 이보영(윗 사진)·이상우 역의 박해진            /사진=KBS2 '내 딸 서영이' 방송화면 캡처
아시아투데이 신경희 기자 = 이제껏 잘 견뎌 왔으면서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면 막막해질 때가 있다. 이러한 생각은 드라마 속 인물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기 마련이다.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드라마를 보고 있기에, 이서영·이상우 남매를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다. 이들은 숨겨 온 비밀이 들통난 사실을 모른 채, 아픔을 나누기에 여념이 없었다.

16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내 딸 서영이'(극본 소현경, 연출 유현기) 28회 방송분에서는 이상우(박해진)가 누나 이서영(이보영)을 만나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는 모습이 그려졌다.

한 레스토랑에서 서영이 "상우야. 왠일이야? 이런 데서 밥을 다 먹고"라고 말하자 상우는 "앉아"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속으로 "누나 나 결혼한다"라고 독백했다.

서영이 "무슨 일이야?"라고 말하자 상우는 "이제는 한 번쯤은 이래도 될 것 같아서…이제는 네가 네 남편하고 같이 날 봐도 지나칠 정도 됐으니까. 뭐라는 것 아니야"라고 담담히 말했다.

밥을 먹던 도중 상우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얼굴이 지난 번보다 많이 상했네"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서영은 "어?"라며 자신의 볼을 한 번 쓰다듬고선 "겨울이라 그래"라고 말했다.

상우가 "남편이 안 잘해줘?"라고 묻자 서영은 "잘해 줘"라고 답했다. 이에 상우는 "진짜 잘 해줘? 사이는 좋아보이던데. 그럴 것 같아. 그런 사람이니까 네가 그랬겠지. 그러니까 여태 말을 못했겠지"라고 말했다.

이어 상우는 "근데 너 아이는 왜 안 낳냐? 빨리 아이부터 낳아. 그래야 너는 혹시 들켜도 아이때문에 발목 잡혀서 살거야. 그 전에 말할 용기내면 더 좋고…"라고 말했다.

서영은 "그럴려고 했었는데…몇 번이나 못했어"라며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상우가 "해 버리지…왜 못했어?"라고 묻자 서영은 "우재씨가 믿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단단해서. 우재씨 한 사람 뿐만이 아니라 그 사람 가족들도 너무 믿어 버려서 못했어"라고 답했다.

상우는 "그래도 서영아. 언젠가는 알게 될꺼야. 세상엔 비밀이 없으니까"라고 말했다. 이에 서영은 "상우야. 나는 들키고, 그 사람 얼굴 보고 살 자신이 없어"라며 울었다.

상우가 "그러니까 빨리 아이 낳으라고. 우리 엄마처럼 쌍둥이 낳고 하나 더 낳아라. 셋"이라고 말하자 서영은 "상우야. 너 갑자기 왜 이래?"라고 답했다.

상우는 "네가 결혼할 때 나는 네 마음이 뭔지 몰랐어"라고 말했다. 그러자 서영이 "이제는 안다는 거야? 알아. 어떻게?"라고 묻자 상우는 "나이를 먹었잖아"라며 끝내 자신의 결혼 소식을 털어놓지 않았다.

상우가 "결혼하겠다고 할 때 널 말리더라도 네 마음 알아주고 말리지 못해서 미안해"라고 말하자 서영은 "그런 말 하지마"라며 울었다.

상우는 "머리로는 이해했어. 도망치고 싶은 너. 벗어나고 싶은 너. 행복하고 싶은 너 이해했는데 내 마음이 용납이 안 됐어. 그래도 아버지인데 그랬고, 이미 네가 저질렀으니까 나는 누구보다 널 잘 아니까. 후회하고 흔들릴 것 아니까. 모질게 내가 끊어주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어"라고 말했다.

이에 서영은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았다. 상우는 "이럴까봐 너 안 만난 거라고"라고 말하며 울고 있는 서영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이어 상우는 "아버지는 내가 잘 모실거야. 끝까지 책임질게. 네가 어린 나이에 고생했던 거 이제와서 내가 갚는다고. 그러니까 누나, 지금처럼 행복하게 살아 줘. 어떤 순간이 와도 현명하게 대처하고, 깊게 생각하고"라고 서영의 행복을 빌었다.

서영이 "아이가 있으면 정말 빌고 살아질 수 있을까?"라고 묻자 상우는 "부모가 되면 약자가 되는 모양이더라. 나는 아직 잘 모르지만"이라고 말했다.

이후 서영이 산부인과 검진받는 날이 왔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이를 확인한 서영은 "불임 검사 끝날 때까지 절대 혼자 가지마. 꼭 내가 같이 갈거야"라는 남편 강우재(이상윤)의 과거 말을 떠올리고 있었다.

그 순간 우재에게 전화가 오자 서영은 "어. 우재씨"하며 반갑게 받았지만, 우재는 차가웠다. 우재가 "오늘 병원 가는 날이지?"라고 말하자 서영은 "나 혼자 가도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우재는 "마침 잘 됐네. 나 회식하고 겹쳐서 못 갈 것 같다고 전화한 거야"라고 말했다. 이에 서영이 "알았어요. 혼자 갈게요"라고 말하자 우재는 "그래"라고 짧게 답했다.

서영은 우재와의 통화가 끝난 뒤 서랍 속에 두고 있던 피임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병원에도 가지 않았다. 그동안 불임을 의심하며 병원에 다녔지만, 알고 보니 의도적으로 아이를 갖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우재는 그러한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우재는 회식 자리에서 서영과 같은 로펌에 다니는 장선우(장희진)로부터 서영이 야근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집에 돌아온 우재가 "병원 잘 갔다 왔냐"고 묻자 서영은 "어"라고 거짓말했다.

그러자 우재는 "진짜 갔다 왔어? 이서영 너 이런 사람이었어? 거짓말을 눈 깜짝 안하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 내가 아는 이서영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이었구나"라며 분노했다.

앞서 우재는 서영과 크게 부부 싸움하기도 했었다. 처남 이상우(박해진)가 자신의 존재를 알고 난 뒤, 자신의 여동생 강미경(박정아)에게 이별을 통보했다는 사실을 알고 만취해 집에 돌아왔다.

이날 우재는 "이서영. 똑똑한 이서영. 자존심 강한 이서영. 대단한 이서영"이라며 비꼬아서 말했다. 이에 서영은 "우재씨 일어나요. 나랑 얘기 좀 해요. 무슨 얘기? 우재씨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라며 따져 물었다.

우재는 "내가 너한테 어쨌는데? 구체적으로 말해 봐. 자존심 대단한 이서영씨. 넌 참 이기적이구나. 복잡한 일 있다고 내버려두랬잖아. 내가 왜 이러는지 말해줘? 내 동생때문에 내가 지금 마음이 극으로 안 좋아. 그러니까 나 건들이지마"라며 화를 냈다.

서영이 "아가씨 일이랑 나하고 무슨 상관인데? 왜 나한테 화를 내요?"라고 묻자 우재는 "무슨 상관? 이서영, 너는 형제 없어? 동생 있었다면서"라며 상우의 존재를 비틀어 말했다.

그러자 서영은 "아가씨 일이든 회사 일이든 힘들어서 그 스트레스 나한테 푸는 거면 그렇다고 해요. 그럼 기다릴게"라고 말했다.

우재는 "그게 아니면?"이라는 의미 심장한 말을 던졌다.

영문을 모르는 서영은 "그럼 무슨 얘기인지를 말을 해줘야지. 내가 이해할 수 있게"라고 말했다. 우재는 "아직 너하고 나눌 얘기 아니야"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서영과 상우 관계를 우재 혼자만 알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이제는 미경마저 알게 되버렸다.

상우와 최호정(최윤영)의 갑작스런 결혼 소식을 들은 미경은 그 충격으로 정처없이 거리를 떠돌다 당도한 곳은 상우의 집.

때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이사갈 새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다. "아버님"이라며 이삼재(천호진)를 불러봤지만, 아무 대답이 없자 미경은 열린 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갔다.

너무 힘든 나머지 그 자리에 주저앉은 미경은 문득 "내가 그 침대에 대해서 말하면, 너한테 청혼하는 거야. 그 때 내가 아마 어떤 이야기를 할거야. 우리집. 아직 너한테 말 안한 사정이 있거든"이라는 상우의 과거 얘기를 떠올렸다.

이후 침대에 있던 앨범을 꺼내든 뒤, 사진을 하나 둘 보다가 미경은 망연자실했다. 상우와 서영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있었던 것. 이에 충격받은 미경의 모습이 극 말미를 장식해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미경까지도 알게 된 것은 서영-상우 남매에게 닥쳐올 큰 시련의 예고이기도 했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행복, 시한폭탄과 같은 불안함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이들 남매의 어린시절 아픈 상처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것만 같아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가운데, 우재-미경 남매에게는 현재의 고통이 또 다른 불행의 씨앗이 될까봐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고 있다.
 
마음 한 켠에 스산한 바람과 애잔한 감동이 스며 들게 하는 드라마 '내 딸 서영이' 28회 방송분은 29.6%(AGB닐슨미디어리서치, 일일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주말극 1위 자리를 지켰다.

[주말드라마 친절한 리뷰]
[친절한 리뷰] MBC '메이퀸' 한지혜 7광구 비밀 담은 마이크로필름 얻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