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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D대학교 MT 추락사고 미스터리

경기 D대학교 MT 추락사고 미스터리

기사승인 2014. 04. 03.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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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갔다 실종된 K씨, 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경찰, 목격자 진술 등 무시한 채 변사 처리
K씨 아버지는 수사 결과 전면 반박 검찰 고소…경찰 재수사 중
지난해 3월 22일 경기 D대학교 마술동아리 회원 17명이 경기도 안산의 H 펜션으로 MT를 떠났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30분부터 옥상에서 술을 마셨고, 오후 10시30분쯤 숙소로 돌아와 자리를 이어나갔다.

자정을 넘긴 23일 오전 0시40분 K씨(당시 24)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자리를 비웠고, 20분 뒤 후배 J씨가 K씨를 찾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갔다. J씨는 K씨의 뒷모습을 향해 “OO 형이세요?”라고 묻고, 대답이 없자 K씨에게 다가가 얼굴을 확인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10여분의 시간이 더 흘렀지만 K씨는 숙소로 돌아오지 않았다. 사라진 K씨를 제외한 총 16명 중 3명은 잠자리에 들었고, 나머지 인원은 오전 1시10분께부터 K씨를 찾기 시작했다.

이들은 휴대전화 플래시를 이용해 K씨가 최종 발견된 장소를 포함한 건물 주변과 옥상, 바닷가 등을 뒤졌다. 몇몇은 오전 5시까지 K씨를 찾아 헤맸다.

이들 중 한 회원은 “실종신고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자 다른 회원들이 “일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이를 제지했다. 결국 K씨를 찾지 못한 이들은 오전 5시40분께 잠자리에 들었다.

23일 오전 8시. K씨가 옆건물 1층 노래방 입구에서 발견됐다. 발견당시 그는 무의식 상태였고, 많은 피를 흘리고 있었다.

이후 구급대에 의해 병원 응급실로 옮겨진 K씨는 20일간을 중환자실에서 뇌사상태로 보내다 4월 13일 결국 사망했다.

현장을 최초 목격한 노래방 주인 L씨는 곧바로 119에 신고했고 이때까지 K씨를 제외한 동아리 회원 16명은 숙소에서 자고 있었다.

23일 오후 2시 사고 소식을 전해들은 K씨의 아버지 김상민씨(54)가 경찰에 해당 사고를 최초 신고했다. 이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이 사고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당시 사고를 접수한 안산단원경찰서는 “K씨는 3층 건물 옥상에서 1층 바닥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옥상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증거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타살로 보기 어렵다”며 결국 자살도 타살도 아닌 변사 처리했다.

그러나 당시 현장에 출동한 안산소방서 구급대가 얘기한 추락 높이는 경찰 수사 결과와 달랐다. K씨의 추락 높이가 3층에서 1층 바닥까지(10여m)가 아니라, 3~4m 높이인 2층에서 1층까지라는 것이다.

또 경찰은 K씨의 추락 시간으로 추정되는 23일 오전 1시40분에서 2시 사이 옥상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했지만, 같은 시간 깨어있었던 동 펜션 306호 할머니는 “오전 1시30분쯤 옥상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고, 20여분 후 ‘퍽’하는 소리를 들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K씨의 아버지 김씨는 경찰 수사 결과를 전면 반박했다. 그 이유로 지난해 4월 중순에 나온 부검결과와 응급실 기록, 담당의 소견을 제시했다.

부검감정서에는 K씨의 목·팔·다리뼈는 골절되지 않았고, 머리 일부에 골절만 발견된 것으로 나와 있다. 또한 응급실 기록에는 K씨의 왼쪽 귀에서 피가 흐른 채 부어있으며, 고막은 터져있었고, 머리에는 여러 군데 상처가 나있다고 적혀있다.

사고 내용을 전해들은 한 법의학자는 “만약 K씨가 3층에서 추락했다면 부딪힌 부위 어느 곳 하나는 심하게 골절되어야 하며, 그 정도 높이라면 부딪힌 자리에 흔적이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검감정서에 따르면 K씨의 사인은 두부손상으로 밝혀졌으며, K씨의 담당의였던 고대안산병원 신경외과 하성곤 교수는 “머리가 차돌에 부딪힌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충격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면서 “K씨가 7시간 동안 방치돼 기흉이 생겼고 그래서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소견을 밝혔다.

김씨는 해당 사고의 의혹을 풀기 위해 지난해 8월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따라 안산단원경찰서 강력계가 재수사를 맡았다. 벌써 8개월의 시간이 흘렀지만 경찰은 여전히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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