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인터뷰]‘가시’ 장혁, 불륜남? “나라면 이런 상황 만들지 않아”

[인터뷰]‘가시’ 장혁, 불륜남? “나라면 이런 상황 만들지 않아”

기사승인 2014. 04. 11. 11:2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DSC_2709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드라마 ‘추노’, ‘뿌리깊은 나무’ 등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MBC 예능 ‘진짜사나이’에서 성실하고 친근한 모습을 선보여 사랑받아온 배우 장혁.

그런 장혁이 영화 ‘가시’를 통해 새로운 연기 변신에 나섰다. 가정이 있지만 제자의 당돌하고 거침없는 고백에 설렘을 느끼는 체육 선생님을 연기했다.

10일 개봉하는 ‘가시’는 평범한 일상을 살던 선생님 준기(장혁)에게 찾아온 겁 없는 소녀 영은(조보아)의 사랑과 집착을 그린 작품이다. 장혁은 극중 준기 역을 맡아 급변하는 심리상태를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냈다.

“체육 선생님으로서 멋있게 보이기보다는 일상에서 설렘을 느끼고 싶어 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하루하루가 무료한 듯한 느낌을 주려했죠. 준기는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라 내면연기를 하는데 있어 힘들고 답답했어요. 조보아, 선우선(아내 역)이 표현을 많이 했다면 저는 그 리액션을 받아 연기하는 식이었어요.”

장혁이 연기한 준기는 영은에게 설렘을 느끼지만 이 위험한 마음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영은은 준기를 향한 무서운 집착을 보인다. 영은은 극 후반부에 준기를 향해 “사랑이 아니면 뭔데요?”라고 묻는데, 준기는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한다.

“‘사랑이란 무엇일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에요. ‘집착’으로 나오지만 저는 ‘중독’이라 표현하고 싶어요. 집착은 일방적인 것이고 중독은 양방향이니까요. 남자는 여자에 대한 마음이 있지만 가정을 지키려는 이성적인 부분이 강하고, 여자는 감성적인 부분이 강하다보니 갈등할 수 밖에 없죠. 준기는 나쁘고 비겁한 남자인 것 같아요. 실제 저라면 이 같은 상황은 오지 않게 할 거에요.”

장혁은 이번 작품에서 조보아와 첫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같은 싸이더스HQ 소속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조보아에게 “공부하지 말라”는 조언을 했다. 두 사람은 캐릭터의 감정에 충실하고자 노력했다.

“보아 씨에게 ‘공부해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감정적으로 해라’라고 딱 한 마디 했는데 진짜 그렇게 하더라고요. 저도 공부를 해서 캐릭터를 표현한 적이 있지만 이번 작품은 분석하기보다는 감정에 충실해야하는 영화였어요. 정사신에서도 마찬가지였고요. 액션을 하는데 합은 멋있는데 감정이 죽어있는 경우가 있어요. 정사신도 같아요. 합, 노출보다는 감정이 더 중요했어요. 특히 이번 정사신은 아내의 상상이기 때문에 영은의 감정에 초점을 맞췄죠.”

장혁은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로 올바르고 정직한 이미지를 구축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가시’에서는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 ‘불륜남’을 연기하게 됐다. 이미지 변화에 대한 걱정은 없었을까.

“제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전 상남자처럼 거칠고 마초적이지 않아요. 그런데 이런 역할도 했고 반대로 우유부단한 역할도 연기했죠. 사람들에게 더 호응 높게 다가간 작품이 한 이미지가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하나의 캐릭터라 생각해요. 전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만들어나가고 싶어요.”

장혁은 당분간 예능보다는 연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차기작으로 한국판 ‘색계’로 불리는 영화 ‘순수의 시대’를 결정했다. ‘순수의 시대’는 고려말기, 조선 개국을 위해 살아온 남자와 복수를 위해 그 남자의 첩이 된 기녀의 운명적 드라마를 그린 작품. 장혁의 또 다른 연기 변신이 기대되고 있다.

“‘순수의 시대’라는 제목이 좋았어요. 이노센트가 아닌 정말 순수했던 격정적인 세월이자 잔인한 순수로 피도 용솟음치는 격변기의 순수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죠. 극중 이방원을 연기하는데, 조선을 건국해 나가야하는 지략가로서의 섬세한 감정을 표현하는 점도 좋았어요.”

장혁은 데뷔 이래 드라마 ‘불한당’, ‘타짜’, ‘추노’, ‘마이더스’, ‘뿌리깊은 나무’, ‘아이리스2’,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오감도’, ‘의뢰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그러다 보니 현장이 일상이 돼버렸다. 장혁에게 촬영장은 일상인 동시에 일탈 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군대 2년 빼고는 한 번도 쉰 적이 없어요. 하다 보니 이렇게 됐네요. 현장에서 많은 것을 배워요. 좋은 선배들의 가공된 모습이 아니라 사람으로서 느낄 수 있는 날 것을 볼 수 있어 좋고, 후배들에게도 그런 여지를 줄 수 있어 좋아요. 촬영장은 또한 제게 ‘일탈’이기도 해요.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낯선 곳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가기 때문이죠. 앞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진정성 있는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DSC_2790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