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65)의 장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39)과 장남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38),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31)가 잇따라 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를 꿰차며 경영승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들어 조 회장 슬하의 3남매에 대한 한진그룹 삼분지계가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조 회장의 맏딸인 조 부사장은 지난 9일 한진관광의 대표이사로 등기됐다. 이에 한진관광은 대한항공 상무 출신의 권오상 대표에서 조현아·권오상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조 부사장의 대표이사 명함은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과 함께 한진관광이 추가된 3개로 늘어났다. 조 부사장은 칼호텔네트워크의 대표로 제주 칼호텔과 서귀포 칼호텔, 하와이의 와이키키 리조트 호텔, 하얏트리젠시인천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윌셔 그랜드 호텔 등을 맡고 있다.
여행상품 판매 및 여행알선 서비스를 영위하는 한진관광은 한진칼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다. 2009년 3월 한진관광 등기이사에 오른 조 부사장은 이번 대표이사 선임으로 경영권을 한층 강화했다.
조원태 대한항공 전략기획본부 부사장은 지난달 부친인 조 회장과 함께 한진칼 대표로 선임됐다. 한진칼을 맡았던 석태수 전 대표는 한진해운 사장 자리로 이동했다.
7개의 자회사를 두고 주 영업수익이 임대사업과 상표권사용 등으로 구성된 한진칼은 그룹의 지주회사다. 이에 업계에서는 장남인 조 대표가 대한항공을 비롯한 그룹 전반을 이어받고 조 부사장이 호텔·관광·레저·기내식 부문을, 조 전무가 진에어 등 서비스 부문을 승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회장의 막내딸인 조 전무 역시 지난 2월 정석기업 대표이사 자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정석기업은 기존 조 회장과 원종승 대표로 구성된 2인 각자대표에서 조 전무가 합세한 3인 각자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부동산매매 및 임대업과 건물관리 및 용역업을 영위하는 정석기업은 향후 한진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를 풀 수 있는 핵심계열사 중 하나로 꼽히며 한진칼과의 합병 가능성도 거론되는 곳이다. 한진칼과 조 회장이 각각 48.27%와 27.21%의 지분을 보유한 정석기업은 대한항공 최대주주(9.87%)인 한진의 최대주주(19.41%)이기 때문이다.
조 전무는 2010년 2월 정석기업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매주 1회 이상 출근해 경영활동에 참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