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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드]희망 뺏는 증권사 ‘희망퇴직’

[마켓인사이드]희망 뺏는 증권사 ‘희망퇴직’

기사승인 2014. 04. 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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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직원들 벼랑끝으로 내몰아"
금융투자업계에 ‘희망퇴직’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증권사들이 회사의 밝은 미래를 위한 경영효율화를 이유로 희망퇴직 카드를 빼들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원들은 ‘희망퇴직’이 일자리를 빼앗고 희생을 강요하는 ‘박탈퇴직’, ‘절망퇴직’일 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대신증권이 희망퇴직을 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증권은 근속 3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300~500명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희망퇴직자에게 과장급 최고 1억9000만원, 부장급 최고 2억6000만원의 위로금을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대투증권은 부부장급 이상은 3년 이상 근속자, 차장급 이하는 7년 이상 근속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자를 접수한다. 이에 따른 예상 감축인원은 150~200명 선이다. 퇴직금은 근속연수에 따라 10~24개월치 임금으로 책정된다.

대신증권은 상반기 중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감축 및 보상 규모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가 직원 400여명을 감축하고 24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지급할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곳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증권사 직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경영의 책임을 지는 경영진은 자리를 지키면서 직원들만 회사를 떠나라는 것이 이치에 맞는지 의문”이라며 “잘되면 경영진 덕이고 잘 못되면 직원 탓이냐”고 말했다.

희망퇴직은 직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B증권사 관계자 “업계 내 이직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의 희망퇴직은 준비되지 않은 새출발을 할 지 아니면 회사에 남아 대규모 임금 삭감 등을 견뎌낼 것인지 하나를 선택하라는 강압”이라며 “선택 여부를 떠나 희망퇴직이 실시된다는 사실 만으로도 직원들은 벼량 끝에 서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2억여원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한 가족의 남은 인생을 걸고 무엇인가를 시도해 볼 만큼 큰 것은 더더욱 아니지 않느냐”며 “희망퇴직자 중 대부분은 퇴직금으로 조그만 사업을 하거나 주식투자를 하다가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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