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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다이빙벨, 이종인 자진철수로 논란 ‘종지부’

[세월호 침몰] 다이빙벨, 이종인 자진철수로 논란 ‘종지부’

기사승인 2014. 05. 01.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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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인 대표 "우리가 공 세우면 기존 수색세력 사기 저하"
 해난구조지원 장비인 '다이빙벨'을 세월호 구조·수색 현장에 투입하는 것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논란이 구난업체의 자진철수로 종지부를 찍었다.
다이빙벨은 잠수사들이 오랜 시간 물속에 머물며 사고현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해난구조지원 장비다. 수중 엘리베이터로도 불리며 종(鐘)처럼 생겼다 해서 다이빙벨로 이름 붙여졌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의 실낱같은 희망의 상징으로까지 부각되는 등 관심을 끌었지만 이렇다할 결과가 나오지 않아 실종자 가족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알파잠수기술공사 이종인 대표가 지휘하는 다이빙벨은 1일 오전 3시20분께 잠수사 3명을 태우고 투입돼 2시간을 못채우고 5시 17분께 물밖으로 나왔다. 

이씨는 "다이빙벨이 수심 23m에서 설치돼 잠수사 2명이 50분가량(각 25분, 20분) 수색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씨는 다이빙벨을 실은 바지선을 세월호 사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 이종인 대표 "우리가 공 세우면 기존 수색세력 사기 저하" 

이씨는 철수 이유에 대해 "우리가 나타나서 공을 세웠을 때 기존 수색세력들 사기가 저하된다는 생각에 (철수를)결심했다"며 "실종자 수색작업은 지금 계속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사람을 늘린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고생한 사람들 조금 있으면 끝을 볼테니 그 사람들이 작업을 마무리 짓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실종자를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상황에서 '공(功)싸움' 해명이 궁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그래도 (철수이유가) 그것 밖에 없다"고 했다.

실종자 구조·수색작업에 혼선을 빚었다는 지적엔 "제가 한 행동이 혼선이라고 하면 혼선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실종자 가족들에 대해선 "진심으로 죄송하다. 제 나름대로 내 것을 다 포기하고 했지만 기대를 저버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또 구조작업 투입을 두고 수차례 갈등을 빚었던 해경 등엔 "마무리 작업 잘 해주시고 그동안 분란 일으켜 죄송하다"고 밝혔다.




◇ 바지선 동승 실종자 가족 "가족 데리고 장난쳤다"

다이빙벨 투입으로 더딘 수색·구조작업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를 했던 실종자 가족들의 바람은 또다시 절망으로 바뀌었다.

다이빙벨 구조·수색 작업에 투입된 알파측 바지선에 동승한 한 실종자 가족은 "이씨가 실종자 가족을 데리고 장난친 것 밖에 안 된다"며 분노를 나타냈다. 

'성공한 게 아니다'라는 말을 반복하던 이 학부모는 "자식들은 배 안에 있는데 장난친 것을 생각하면 부모로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도 말했다.

또 다른 한 가족은 "앞으로는 정부 측이 우리에게 묻지 말고 수색방법을 결정해 달라"고도 호소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다이빙벨이 있는 바지선을 향해 '대답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 해경 "투입도, 뺀 것도 이 대표 의사에 따른 것"

고명석 범정부사고대책본부 대변인은 다이빙벨 철수에 대해 "다이빙벨 투입 계획도, 뺀 것도 본인(이종인 대표) 의사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쪽에서는 빼라 마라 안 했다"며 "(구조팀은) 지원이 필요한 부분만 했다"고 덧붙였다.

고 대변인은 "다이빙벨 효과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대표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 해경 측은 효과가 있다, 없다를 판단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가족이 원하고 이 대표가 원하면 앞으로도 투입 계획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고 대변인은 또 다이빙벨 투입시간과 작업 여부는 통신과 카메라 장비를 사용한 만큼 확인하면 될 것"이라며 "자료를 스스로 내놓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그동안 다이빙벨의 실효성과 안전성 등을 들며 투입에 부정적 입장을 견지해왔다.

◇ 다이빙벨 실제 투입은 1번 

다이빙벨은 이날 오전 2시간 가량 투입한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제대로 물 속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후 19m까지 내려갔으나 공기주입 불량과 통신장애 등으로 30여분만에 끌어 올려졌다.

또 지난 25일 사고해역에 처음 도착했으나 기상악화 등으로 투입되지 못한 채 이튿날 되돌아왔다. 사고 6일 뒤인 21일에는 이씨가 다이빙벨을 현지에 가져왔으나 안전 등의 이유로 실제 투입되지 못하고 철수했다.

이후 23일 실종자 가족들이 요구하고,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투입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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