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파생상품 발전방안?…증권사 분위기 ‘냉랭’

파생상품 발전방안?…증권사 분위기 ‘냉랭’

기사승인 2014. 06. 17. 15:0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개인투자자 줄고, 시장 더욱 위축될 것."
"선물사, 수수료 줄어 고사할 것."
금융당국이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내놓았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기존의 규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히려 개인투자자의 진입장벽만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이 직접 국채·외환 파생상품의 자기매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선물사들은 ‘빨간불’이 켜졌다.

17일 금융당국은 장내파생상품 시장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장외파생상품시장의 중앙청산(CCP)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파생상품시장 발전방안을 선보였다.

한때 세계 1위를 기록했던 국내 파생상품 시장이 각종 규제와 새로운 시장 창출에 한계를 드러내며 지난해 9위까지 순위가 밀리자 금융당국이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발전방안은 얼핏 들으면 좋은 내용들이지만,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만 터져 나오고 있다.

막상 증권사들이 그동안 규제 완화를 요구해온 ‘코스피200옵션 거래승수 인하’와 ‘파생상품시장 참여 증거금 인하’, ‘주식워런트증권(ELW) 유동성공급자(LP) 호가 완화’ 등의 내용은 쏙 빠졌기 때문이다.

A증권사 파생상품 트레이더는 “기존에 요구해온 부분은 다 빠지고, 오히려 규제만 더 생겼다”며 “이번 방안으로 개인 거래가 지금보다 3분의 1은 줄어들 것이며, 손톱 밑 가시나 마찬가지인 규제”라고 평가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은 사전교육 30시간과 모의거래 50시간을 이수하고, 3000만원 이상을 예탁해야 단순 선물거래를 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우려를 표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과도한 건전화 방안이라 다소 뒤숭숭하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가 어려워지는 등 신규 장벽만 높아졌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이원철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은 “기존 투자자는 예외이며, 신규로 하시는 분들은 관련지식 없이 들어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선물사 분위기는 더욱 뒤숭숭하다. 은행들의 파생상품 자기매매가 허용되면서 먹을거리가 더 줄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시장이 커져서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선물사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C선물사 관계자는 “은행의 파생상품 수수료가 선물사 수입의 절반이 넘는다”면서 “이번 방침으로 가뜩이나 생존을 고민하는 선물사들은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시장의 규모가 커져도 이득을 보는 곳은 은행일 것”이라며 “금융위가 시장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업계를 재편하려는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시장은 연계돼 있다”며 “파생상품이 위축되면 현물시장도 부진을 겪게 되고, 증권사들이 어려워지면서 자본시장 전체가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방안은 시장에 많이 부담이 될 것”이라며 “주변에 규제가 과다하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