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회정 자수…유병언 ‘도피협력자’ 신병 확보 일단락

유병언 마지막 행적 등 추궁…'김엄마' 재소환 2차 조사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73)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명수배된 유 전 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씨(55)가 29일 전격 자수하면서 유 전 회장 도피를 도운 혐의로 수사대상에 오른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핵심 신도들의 신병 확보 작업이 사실상 일단락됐다.

검찰이 지난 25일 범인은닉·도피 혐의를 받는 협력자들에게 ‘자수하면 불구속 수사 등 선처하겠다’는 메시지를 발표한 지 나흘 만이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에 따르면 양씨는 이날 오전 6시29분께 인천지검 당직실로 전화를 걸어 자수 의사를 밝혔다.

양씨는 자수 의사를 밝힐 당시 경기도 안성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1시간30분 뒤인 오전 8시께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을 직접 찾아 자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양씨가 자수해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자수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경위는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자수한 일명 ‘김엄마’ 김명숙씨(59·여)와 양씨 부인 유희자씨(52)에 이어 양씨마저 자수하면서 제자리걸음을 맴돌던 유 전 회장의 마지막 행적에 대한 수사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양씨는 유 전 회장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면서 도피를 도운 ‘순천 도피조’ 중 한 명이다. 수사 초기 범인은닉 및 도피 혐의가 적용돼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양씨는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벗어나 도주를 결심한 뒤부터 운전기사는 물론, 순천 은신처 마련, 수사동향 전달 등의 역할을 맡아 유 전 회장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양씨는 지난 5월 25일 새벽 3시께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별장 인근의 야망연수원에서 잠을 자다가 수색 중인 검찰 수사관들을 발견한 뒤 유 전 회장과 따로 떨어져 전주로 도주했고 이후 행방을 감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씨를 상대로 유 전 회장의 순천까지 도주 경로 및 순천 별장 ‘숲속의 추억’에서 은신할 당시의 행적을 추궁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목수 출신으로 알려진 양씨가 직접 별장에 ‘비밀공간’을 만들었는지, 비밀공간에서 발견된 여행가방 2개에 담겨 있던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약 1억6000만원)의 출처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 자수한 뒤 14시간가량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귀가한 김씨는 이날 오전 9시30분께 검찰에 출석했다.

당초 김씨는 이날 10시까지 출석하라고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취재진을 의식한 듯 30여분 일찍 도착해 지검청사 후문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양씨 역시 자수한 만큼 일단은 불구속 수사 방침을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다른 혐의가 추가로 드러나면 구속 여부를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