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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식 국방옴부즈만 적극 도입해야 한다”

“독일식 국방옴부즈만 적극 도입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4. 08.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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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악습 뿌리뽑자' 릴레이 인터뷰] 박지훈 변호사·전 국방부 인권담당법무관 "군 사법개혁·군인권법 도입, 인권문화·의식 개혁 화급"
박지훈 변호사
국방부 인권담당 법무관과 군 판사·검찰부장을 지낸 박지훈 변호사는 11일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군인 인권보호를 위해서 독일식 국방옴부즈만 제도와 군 인권법 도입, 군 사법 개혁과 인권 문화·의식 개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 김종원 기자
육군28사단 윤 모 일병에 대한 집단 구타·가혹행위 사망 사건을 계기로 군인 인권보호를 위한 군 사법개혁을 하루 빨리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게 일고 있다.

법조계와 정치권, 사회 전반에 걸쳐 제2의 윤 일병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더 이상 군 사법개혁을 미뤄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독일식 국방옴브즈만(국방감독관제) 제도 도입, 군 인권법과 군 의문사진상위원회법 제정, 군 인권위원회를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방부 인권담당법무관과 육군본부 군 판사, 육군1군사령부 검찰부장을 지낸 박지훈 변호사를 11일 오후 만나 우리 군의 인권보호를 위한 군의 사법개혁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오랫동안 군 법무관으로 근무한 박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 디딤돌 대표변호사로서 언론과 사회활동을 통한 공익적인 분야에도 기여하고 있다.

-우리 군에서 왜 끊임없이 인권침해에 따른 병영 악성사고가 일어난다고 보나?
“근본적으로 폭력과 폭행 등 인권침해를 당연시 하는 군대 문화에 원인이 있다. 또 지휘관을 비롯한 군 간부들의 사고로 인한 지휘책임에도 문제가 있다. 지휘관들은 부대에서 구타?가혹 행위 사건이 일어나면 일단 피해자 입장 보다는 부대 전체를 보려고 해 사건을 은폐·축소하기도 한다.”

-우리 군의 인권침해가 어느 정도 심각한가?
“2002년부터 2012년까지 육군 법무관으로 군 판사, 군 검찰관, 인권과 등 인권침해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다. 이번 윤 일병과 같은 사건은 그동안 보고 듣지도 못할 정도로 잔악한 사건이다. 사실 우리 군의 인권에 대한 마인드가 그렇게까지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장병 인권을 위한 군 법무관 출신 법조인으로서 윤 일병 사건을 어떻게 보나?
“군 인권 업무를 맡았던 군 법무관을 한 변호사로서 우리 군대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송함이 앞선다. 다만 군 생활을 하면서 구타나 가혹행위, 또 이 때문에 자살한 사건을 포함해 많은 사건을 겪었지만 이 정도의 비인간적인 사건은 접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군인들의 인권보호를 위해 독일식 국방옴부즈만(국방감독관)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은데?
“독일의 경우 국방옴부즈만 제도를 통해 군인의 법적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기구를 두고 있다. 모든 군인은 직무상의 계통을 거치지 않고 자신의 문제를 국방옴부즈만에게 청원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제도를 도입하면 군사보안 누출 문제가 생기고 군의 특수성을 감안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군인의 인권과 안전, 복지를 위해서는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병사가 됐든 장교·간부가 됐든 우리 군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병영의 악습을 근절하기 위해 이참에 군 사법체계를 전면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군 사법개혁 문제는 지난 노무현정부 시절 육군참모총장 인사비리 등으로 논의가 되었지만 물거품이 됐다. 군대 안의 수사 주체는 군 검찰인데 실제 헌병이나 기무보다 조직이나 인력이 부족하고, 사단장 등 지휘관의 결재를 통해 구속영장, 재판을 진행하다 보니 독립성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군 사법 개혁에 찬성하지만 그 방향은 군 검찰관의 독립적 지위 향상, 관할관 제도 폐지, 일반장교의 재판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다시는 군에 간 우리 자식들과 가족들이 더 이상 구타와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에 따른 사망이나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군 사법 개혁과 함께 국방옴부즈만 제도, 군 인권법 도입이 시급하다. 특히 군대의 인권문화에 대한 의식개혁이 가장 중요하다. 군 인권에 대한 의식개혁을 위해서는 지휘관을 비롯한 장교·간부들의 반성과 엄정한 처벌이 절실하다.”

-이번 윤 일병 사건을 겪으면서 군 법무관 출신으로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세월호 참사와 육군 22사단 총기난사 사건 등 군대, 경찰, 정부 등 우리나라 정부기관의 다수가 어렵고 힘든 상황이다. 이럴 때 일수록 덮으려고 하지 말고 국가 개조의 차원에서 차근 차근하되 엄정하고도 일벌백계를 하고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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