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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놓을 이유 없다”…LTE급 월세 전환속도에 세입자 ‘한숨’

“전세 놓을 이유 없다”…LTE급 월세 전환속도에 세입자 ‘한숨’

기사승인 2014. 09. 2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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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주택일수록 전환 빨라…새 주거급여제도, 법개정 지연으로 연내 시행 불가능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주택가
서울 동작구 노량진동 주택가.
#.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전용 39㎡ 다가구 주택에서 전세로 살고 있는 회사원 이 모씨(37)는 내달 전세 만기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월세로 전환해 계약을 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현재 이 집의 전세가는 7000만원선으로 2년 전 이 씨가 들어올 때보다 2500만원가량 올랐다. 당초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35만원을 제안했던 집주인은 이 씨의 사정에 보증금 4500만원은 그대로 두고 월 15만원씩만 받기로 했다.

이 씨는 “이사비용 등 이것저것 생각하면 전세랑 비슷하지만 월세는 심리적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전세가구의 월세 전환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다가구·다세대주택, 빌라, 소형아파트 등 목돈 마련이 어려운 서민들의 주거지를 중심으로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어 정부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41.9%로 작년 한해 평균(39.4%)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작년 한해 30% 중후반대를 기록했던 월세거래 비중은 올해 줄곧 40%대를 넘기고 있다. 재작년 전월세 시장에서 월세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34%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작년과 올해 월세 가구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 다가구·다세대…작은 집일수록 월세전환 빨라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월세 전환 속도는 더욱 빠르다는 설명이다. 서울 금천구 시흥동·동작구 사당동·서대문구 홍제동 등지 다세대·다가구주택, 빌라 밀집 지역에서는 작년부터 전셋집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전세였던 집을 재계약 시점에서 월세 혹은 반전세(보증부 월세)로 돌리는 움직임이 많고, 전세 계약기간이 남은 상황에서 추가로 월세를 요구하는 집주인도 제법 있다.

동작구 사당동 D공인 대표는 “금리가 낮은데 전세로 둘 이유가 없지 않나”며 “최근 집주인들이 재계약 시 기존 보증금은 그대로 두고 10만~30만원가량 추가로 월세를 요구해 이 인근 빌라·다가구 등은 전세 씨가 말랐다. 주택보다 덜하지만 아파트도 중소형을 중심으로 반전세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천구 시흥동 M공인 관계자는 “5~6평 방 한 개짜리 집은 거의 다 월세라고 보면 된다”며 “중형 다세대나 다가구도 열 집 중 여덟아홉 집은 월세다. 집주인들이 단 10만원이라도 월세를 붙이려 한다”고 전했다.

◇ 새 주거급여제도 시행, 내년으로 물 건너가

전문가들은 주택임대시장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현상은 자연스럽지만, 급격한 시장 전환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서민들을 위한 주택 바우처와 같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 역시 서민들의 주거비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고 주거비 지원 가구(73만가구→97만가구)를 확대하고, 지원액(가구당 월평균 8만원→11만원)도 늘린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주거급여제도를 확립, 올해 10월 시행을 계획했다. 그러나 현재 상위법령인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이 지연되면서 새 주거급여제도의 연내 시행은 불가능해졌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돼 새 주거급여제도 연내 시행은 어려워 졌다”며 “보건복지위 소관부처가 보건복지부라 법 개정 추진에 한계가 있지만 최대한 빠른 시행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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