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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신해철, 힘겨운 마지막 배웅

‘마왕’ 신해철, 힘겨운 마지막 배웅

기사승인 2014. 10. 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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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 빈소 가보니] 끊이지 않는 추모행렬, 그를 기억하는 마지막 방송

신해철 빈소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신해철씨의 빈소./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가을은 유난히 추위가 빨리 찾아왔다. 이렇게도 쌀쌀한 10월이 있었던가. 어두운색 겨울코트를 입어도 거슬리지 않는 28일 밤이었다.


코트를 입고 향한 곳은 고(故) 신해철씨가 영면해있는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 장례식장이었다. ‘취재’라는 기자의 본업은 내려놓고 내 인생의 영웅의 마지막을 배웅하기 위한 길이었다.


밤 9시20분, 병원 장례식장 앞은 방송사 카메라와 취재진이 삼삼오오 모여 조문객들을 담고 있었다. 장례식장 2층에 마련된 신해철씨의 빈소 앞엔 상당수의 팬들이 그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한 채 서있었다.


특히 유가족들을 배려해 밤 9시까지만 일반인들을 조문을 받기로 한 사실을 알지 못하고 늦게 도착한 일반인 조문객들은 차마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었다. 


20분 늦게 도착한 기자도 빈소 입구에서 묵념을 하는 것으로 마지막 인사를 대신했다.


이후로도 꽤 많은 일반인 조문객들이 장례식장을 찾았다. 빈소 앞에 붙은 조문시간 공지를 본 일반인 조문객들 역시 빈소 앞에서 묵념으로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미리와 조문을 한 일반인 조문객들도 장례식장을 쉽사리 떠나지 못했다. 이들은 1층 휴게공간에 앉아 고인의 노래를 들으며, 혹은 다른 사람과 고인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슬픔을 달랬다.


이날 하루 온 나라엔 그를 향한 추모 분위기가 계속됐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고인에 대한 향수를 담은 글이 쏟아졌다. 


TV방송과 라디오 방송에서도 그를 추모하는 방송은 계속됐다.


특히 고인이 음악도시, 고스트네이션 등 라디오 DJ로 활약했던 그를 기리기 위해 라디오에선 하루종일 ‘추모 방송’이 이어졌다.


김창렬, 김현철, 박경림... 각 방송사의 메인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라디오 DJ들은 고인과 함께했던 순간을 나눴고 청취자들은 그에 대한 사랑을 담은 메시지로 한 음악인을 기념했다.


그가 ‘마왕’으로 군림했었던 MBC라디오 ‘고스트네이션’은 끝난 방송임에도 불구하고 게시판엔 추모글이 연일 쏟아졌다. 


이날 방송 중 MBC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고인을 추모해 청취자들의 마음을 샀다. 


노래 한 곡 한 곡, 섬세한 선곡은 고인을 떠올리게 했다. 자신의 여름 휴가 기간 중 대신 스튜디오를 지켜줬던 신해철씨에게 점심을 사지 못한 DJ 배철수씨는 먹먹한 소리를 겨우 뱉어내며 청취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그리고 방송 말미 신해철씨가 대타로 DJ를 맡았던 지난 8월19일 방송분 마지막 멘트가 흘러나왔다. “감사했습니다. 잘못 틀었네요. 마지막까지, 흐하하하, 결국 마지막까지. 네 이제 정말 작별이에요. 안녕히계세요”


‘성공’이 아닌 ‘행복’을 쫓던 그가 던진 마지막 인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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