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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만화가 스크린으로 옮겨진 역사 짚어볼까

한국 만화가 스크린으로 옮겨진 역사 짚어볼까

기사승인 2014. 11. 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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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화 미디어믹스의 역사'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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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타짜’(2006), ‘이끼’(2010), ‘식객’(2007), ‘26년’(2012)….

한국영화로 개봉해 제법 굵직한 흥행 성과를 낸 작품들이란 점 외에도 이들 영화는 모두 만화 원작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바야흐로 하나의 작품으로 여러 장르의 문화상품을 만들어내는 ‘원소스멀티유즈’(OSMU), ‘미디어 믹스’(Media Mix)의 시대다.

만화잡지 기자와 기획자 등 줄곧 만화와 관련한 일을 해온 김성훈 씨가 펴낸 ‘한국만화 미디어믹스의 역사: 한국만화 원작의 영화와 드라마 90년사’(팬덤북스)는 그간 만화의 영향력 확대와 위상 변화를 웅변적으로 전한다.

90년사라는 제목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만화가 영화로 옮겨진 첫 사례는 놀랍게도 1926년 김동성 기획, 노수현 그림, 이상협·안재홍 글의 만화 ‘멍텅구리 헛물켜기’가 이필우 감독의 동명 영화로 제작된 것이다.

물론 이후로는 해방 전후의 혼란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암흑기가 도래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후 재개된 만화 원작 영화는 1958년 ‘고바우’다. 이후 1963년 정운경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된 영화 ‘왈순 아지매’, 1970년대 ‘고교 꺼꾸리군과 장다리군’(1977), ‘각시탈 철면객’(1978) 등이 이어진다.

본격적인 만화의 영화화는 1980년대 이후다. 신호탄은 1986년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삼은 ‘이장호의 외인구단’. 28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이 영화의 성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후 ‘신의 아들’, ‘가루지기’, ‘카멜레온의 시’, ‘발바리의 추억’ 등이 잇따라 영화로 만들어지며 만화 원작은 본격적으로 영화의 소재로 각광받기 시작한다.

1990년대 ‘비트’와 ‘카론의 새벽’을 원작으로 한 ‘테러리스트’는 대표적인 흥행작들이다. 이어 2000년대 들어 ‘타짜’와 ‘식객’, ‘이끼’가 잇따라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만화 원작 영화들은 황금기를 맞이했다.

책에는 언급되지 않았으나, 최근 tvN 드라마로 만들어지며 인기몰이를 하는 윤태호 작가의 ‘미생’은 또 한 번의 대형 미디어 믹스 성공사례로 꼽힌다.

웹툰이 만화로, 다시 드라마로 재생산되면서 독자와 시청자 기반을 거듭 확대하는 콘텐츠의 원천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인 김 씨는 “바야흐로 만화가 원작 산업으로 전성기를 맞이하는 시기”라며 “만화는 ‘불량’이라는 코드에 맞춰져 있던 지난 시간을 떠올려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236쪽.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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